정민 `고전문장론과 연암 박지원` 태학사 刊, 2만9천원

옛 사람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을 읽었을까? 그리고 여러 독서 방법론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점을 환기시키는가?

`고전문장론과 연암 박지원`은 우리 한문학사상 가장 뛰어난 문장가로 꼽히는 연암 박지원의 문장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옛 문헌 속에 실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독서 관련 언급 가운데 특히 독서의 방법과 과정을 말한 독서론 및 독서설 유의 글과, 잡록이나 서신 자료 중 독서 관련 글을 검토한다.

고전문장론과 문장 분석에 천착해 온 저자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책을 읽을 때 꼭 필요한 책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읽는 선현들의 독서법을 소개하면서, 불필요하게 가짓수만 늘리는 독서를 경계한 선현들의 지혜를 알려준다.

또한 소리내어 읽고 또 읽어 책의 내용이 몸에 완전히 익혀지도록 함으로써 글을 쓸 때 좋은 글이 막힘없이 나올 수 있게 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많은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선택하고 창조적으로 해석해 적용하는 독서법을 소개한다.

이로써 분석 능력 및 창조적 역량을 배양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정보가 넘쳐나는 요즈음의 상황에서도 매우 필요한 독서법이 될 것이다. 소리내서 읽기, 정보를 계열화하여 읽기, 의문을 품고 확산적으로 읽기,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고 행간을 읽기, 텍스트를 넘어서 읽기 등으로 저자는 선현들의 독서법을 정리해 제시한다.

한편, 좋은 글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 선현들의 생각을 고전 문장에서의 `법(法)`의 문제를 통해 고찰한다. 문장 작법에는 정법(定法)이 있고 활법(活法)이 있는데, 서구의 문장 이론은 주로 정법 방면에 치중한 반면 동양의 문장이론은 활법의 살아있는 변화를 중시한다고 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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