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지방선거구도에 합종연횡(合從連橫)식 후보 단일화바람이 불고 있다.

상주시장 선거의 경우 선거가 중반전을 넘어선 26일 현재 기존 4명의 후보가 `1강2중1약`의 구도로 정립됐으나, 선두주자인 한나라당 이정백 후보에 이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2, 3위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역농민회와 천주교 단체가 주도하고 있는 무소속 단일화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무소속 정 송 후보와 미래연합 성백영 후보가 무소속 단일화에 합의하고, 26일 2개 언론사의 주관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수 1천명)에서 지지도가 높은 사람으로 단일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일화 대책위원회는 후보 단일화 추진 배경과 관련, “지난 4년간 상주시정을 독선과 아집으로 만년 2등의 상주로 만든 이정백 후보에게 다시 4년을 맡길 수 없다는데 공감하고, 나아가 상주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주시장 후보 단일화는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정백 후보가 45%, 무소속 정 송 후보와 미래연합 성백영 후보가 15~20%를 받고 있어 정 후보와 성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단순계산상 지지율이 35% 수준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후보단일화를 해야 이 후보와 필적할 만한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단일화의 결정적인 배경이 되고 있다. 더구나 단일화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될 경우 약 20%선인 부동층의 표를 흡수할 수 있어 한나라당 이정백 후보를 압도할 만한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주시장 선거에서도 여론조사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최양식 후보에 맞서 2, 3위 후보간의 단일화가 추진되고 있다.

무소속 황진홍 경주시장 후보는 지난 25일 경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무소속 백상승 후보에 단일화를 제의했고, 백 후보 측은 “다른 여러 후보가 함께 참여하는 단일화가 바람직하다”라면서 단일화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앞서 안동시장 선거에서도 안동시민유권자연대는 지난 4일 `무소속 단일후보를 위한 지지대회`를 개최하고, 여론조사와 유권자연대 회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이동수 후보를 안동시장 단일후보로 최종 확정해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다.

무소속 이동수 후보는 이날 무소속 안원효, 남규덕 후보와의 표대결에서 이김으로써 무소속 안동시장 단일후보로 나서 한나라당 권영세 후보와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선거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 합종연횡을 통해 현재의 지지율 격차를 만회하고 선거판을 새로 짜겠다는 전략적인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후보 단일화의 파괴력의 강도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 3위 후보끼리의 단일화는 개별 후보 지지층의 흡수와 해당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촉발함으로써 지지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선거구도의 재편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반짝 관심을 끌다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공산도 크다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가장 먼저 후보 단일화를 이뤄 관심을 끈 이동수 안동시장 무소속 단일후보가 단일화 직후에는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권영세 후보에게 2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게 비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후보단일화 카드의 파괴력이 어떻든 한나라당 후보들의 우세에 맞서 선거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합종연횡식 후보 단일화는 선거일 전날까지도 계속 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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