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워 죽겠습니다”

대구의 한 선거구에서 정책토론까지 준비하며 치열한 공천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 후보가 지난달 30일 경북도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공천을 내정한 후보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그런가 하면 `포항의 한 행사장에서 가벼운 차림으로 나타나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공천 내정자`를 바라보는 여타 후보들의 마음은 `공천싸움이 끝났다고 선거운동도 하지 않느냐`는 질책도 존재한다.

이처럼 박승호 포항시장과 한동수 청송군수 등 공천을 내정받은 16명의 후보들이 `부러움반, 시샘반`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실제로 `논술시험`까지 실시하며 치열한 경선을 벌이고 있는 김천시나 영주시, 경주시 등의 후보들 입장에서는 단독공천을 신청함으로써 운수대통(?)한 후보들이 곱게 보일리가 없을 것.

대구와 경북의 시·도당 공심위의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한 후보는 “대입을 준비하는 고3학생들 중에서 내신성적만으로 대학을 입학한 학생들과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의 마음이 이러할 것”이라면서 “나는 초조한 입장인 반면, 여유를 가지고 본선을 준비하는 후보들을 보면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후보 역시 “지역구 국회의원이 `선거는 운을 가지고 태어나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정말 그 말이 맞다”며 “당장 여론조사를 위한 후보를 압축하는데, 그것부터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천을 내정받은 후보들은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한 후보는 “지금 상황에서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본선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상항”이라고 조심스러워 했다.

또 다른 공천 내정자 역시 “상황을 이해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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