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제안하자 “평소처럼 만나자” 만류

40여 년간 `영원한 오빠`로 불리고 있는 조용필이 21일로 환갑을 맞는다.

1968년 록그룹 애트킨즈로 데뷔한 그는 1980년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이 수록된 1집을 발표한 이래 `못찾겠다 꾀꼬리`, `허공`, `킬리만자로의 표범`, `마도요`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국민의 사랑과 후배 가수들의 존경을 받았다. 한국의 `가왕(歌王)`으로 불리는 조용필의 환갑을 맞아 후배 가수들과 공연 스태프가 조촐한 축하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전하자 조용필이 한사코 만류했다고 한다.

한 40대 유명 가수는 “선배님이 매년 후배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드셨는데, 만약 올해 후배들과 만나면 환갑잔치가 아니라 평소처럼 만나자는 뜻을 전하셨다”고 말했다.

또 2008년 조용필의 40주년 기념 공연에 참여한 스태프도 “선생님이 환갑잔치를 만류하시는데, 깜짝 파티라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조용필 기획사인 YPC프로덕션은 “조용필씨는 양력 생일을 지내는데, 평소에도 생일에 큰 의미를 안 둔다”며 “몇십 주년, 몇세 등을 말하는 게 오히려 나이들어 보인다며 숫자에 연연하지 않아왔다”고 말했다.

YPC프로덕션 관계자의 말처럼 조용필은 평소 인터뷰에서도 숫자에 큰 의미를 두려하지 않았다.

40주년 기념 투어 기자회견에서도 “40주년 강조하지 말라니까, 이렇게 크게 써놨네요. 저에겐 40주년이 의미 없어요. 아직 진행형이니까…. 패티 김 선배님이 50주년이잖아요. 그에 비하면 전 아직 어린애죠”라고 말했다.

또 2007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언제부턴가 방송사 PD들이 저를 `선생님`이라고 하더군요. 또 가끔 골프장에 가면 조 대표로 불립니다. 듣기 싫은 건 아니지요. 순리대로 이런 호칭도 받아들여야 하니까요. 그래도 얼마 전 70~80대 분들이 `오빠`라고 불러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 닉네임이 오빠 아닌가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

최근 미국에서 휴식을 하고 돌아온 조용필은 올해도 어김없이 공연 무대에 오른다. 평소 TV에 출연하지 않는 그는 5월 대규모 공연과 지방 전국투어 등의 계획을 세워뒀다.

평소 롤링 스톤즈, U2, 폴 매카트니를 손에 꼽는 팝 아티스트로 얘기한 그는 이들의 공연이 사랑받는 이유로 따라부를 히트곡이 많고 음악이 심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그가 40여년간 발표한 노래들도 정감있는 멜로디가 오랜시간 가슴에 살아있는 국민가요들이었다. 그래서 그가 오르는 공연은 지금도 빈자리 없는 매진행렬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