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은 둥근 달을 보면서 한 해의 소원을 비는 정월대보름.

음력 1월15일인 정월대보름은 신라시대부터 지켜 온 명절로 달이 가득 찬 날이라 하여 악귀를 막는다며 부럼을 깨물어 먹고 귀가 밝아지라고 새벽에 찬 청주를 마시며 액운이 오지말라고 오곡밥을 먹는다.

또 대보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나물이다. 여름철에 더위를 타지 말라는 뜻으로 먹는 나물은 지방에 따라 다르지만 모두 9가지 종류가 있다. 이밖에 대보름 음식으로 약식 등이 있다.

정월대보름날 먹는 음식의 종류와 유래, 음식에 담긴 뜻을 알아보자.

△오곡밥

찹쌀, 보리, 조, 콩, 팥 등 다섯 가지 곡식을 넣어 만드는 오곡밥은 정월대보름날 이웃과 나눠 먹던 음식. 지방마다 넣는 곡식은 조금씩 다르다. 오곡으로 밥을 짓는 이유는 오곡이 잘 되어 풍년이 들기를 비는 뜻이라고도 한다.

묵은 나물은 옛 생활방식이 반영된 것으로 늦가을에 갈무리해두었던 호박 가지 박오가리 곰취 갓잎 등을 말리거나 묵혀 아홉가지 나물로 해 먹었다. 이렇게 묵은 나물을 먹는 것은 겨울철에 부족한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섭취하기 위한 의미도 있었다. 최근에는 나물의 종류가 조금 달라져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취나물 콩나물 등을 이용해 무친다.

특히 아침 일찍 오곡밥과 함께 두부와 나물, 김 등을 함께 먹었다. 가장 일찍 오곡밥을 지어 먹는 집에 복이 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럼과 귀밝이술

부럼과 귀밝이술은 대보름날 새벽에 먹는 것. 날밤 호두 잣 땅콩 등과 같은 견과류를 깨물며 “일년 열두달 동안 무사 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주십시오”한 해의 태평과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기원한다.

부럼을 깨물 때의 `딱`하는 소리가 잡귀를 물리친다는 믿음과 딱딱한 종류를 먹음으로써 이가 튼튼해진다는 믿음이 더해진 것. 부럼은 `부스럼`의 준말이다. 부럼을 먹을 때 청주를 함께 마시는데 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해서 `귀밝이술` 혹은 `이명주(耳明酒)`라고 불렀다.

귀밝이술은 일 년 내내 기쁜 소식만 전해 들으라는 소망이 담긴 것으로 정초에 웃어른들 앞에서 술을 마심으로써 술버릇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했다. 어린이에게는 귀밝이술의 잔을 입에만 대게 한 뒤 그 술을 굴뚝에 붓는 풍속이 있었는데 부스럼이 생기지 말고 연기와 함께 날아가 버리라는 뜻을 지녔다.

△약밥

약밥도 대보름 음식. 약밥은 신라 소지왕 때 까마귀의 도움으로 역모를 물리친 뒤 정월대보름마다 까마귀에게 약밥을 지어 제를 지내던 풍습에서 나온 것. 찹쌀을 충분히 물에 불려 고두밥을 쪄서 대추살과 밤 꿀 참기름 흑설탕 등에 버무린 다음 시루나 질밥통에 넣어 뭉근한 불에 오래도록 쪄서 그 위에 잣을 고명으로 얹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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