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로 선박·인명사고 속출

해상 기상이 악화되는 겨울철을 맞아 동해 앞바다에서 해양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운항관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오전 5시50분께 울진군 후포항 3.8마일 해상에서 어선 두 척이 충돌, 선원 한 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포항항에서 동해항으로 이동 중이던 상선 S호(3천578t·한국국적·벌크선·승선원 11명)와 조업 후 후포항으로 입항하던 어선 D호(25t·후포선적·채낚기·승선원 10명)가 충돌해 어선 D호에 타고 있던 승선원 10명 중 9명이 부상을 입고, 1명이 실종됐다.

경찰은 경비함정 3척을 긴급 투입해 사고 발생 30여분만에 어선 D호에 타고 있던 선장 박모(45·속초)씨 등 9명을 무사히 구조했으나, 인도네시아 선원 H씨(29)는 실종된 상태로, 현재 경비함정 5척과 헬기 1대, 122구조대, 해군 고속정 2척, 인근 조업선 12척 등 가용세력을 총동원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한편, 구조된 D호의 선원 9명은 즉시 인근병원으로 후송, 이 중 선장 박씨 등 2명은 골절 및 타박상 등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큰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16일에는 포항시 남구 양포항 동방 6마일 해상에서 동해선적 저인망어선 한길호(75.97t)가 5천556t급 화물선 `J.H.YOUNG` 호와 충돌, 한길호에 타고 있던 선장 이모(57)씨 등 선원 3명이 숨지고 중국인 선원 리잔메이(36)씨가 실종됐다.

동해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해안에서 발생한 선박 해양사고는 22척으로 지난해 대비 15.8% 증가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기관고장이 10건, 추진기장애 5건, 충돌 3건, 좌초·타기 고장이 각 1건, 기타 2건으로 기관고장 선박이 전체 사고의 45%를 차지했다.

선박의 크기별로는 5t 미만이 4척, 5~20t 2척, 20t 이상 16척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포항·울진·영덕 등 포항해양경찰서 관내에서도 기관고장 등 각종장비 정비점검 불량으로 인한 사고가 17척(60%), 충돌 등 운항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8척(25%)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에 포항해양경찰서는 선박 출·입항 임검 시 항해·통신 장비 및 조난·통신장비 작동상태 등의 점검을 강화했지만,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 위험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찬현 포항해양경찰서장은 “겨울철 해상기상 특성을 살펴보면 돌풍, 폭설, 높은 파도 등 선박 운항 여건이 극도로 나빠지게 된다”면서 “한파와 동결에 의한 항해·통신 장비 기능저하, 난방용 화기 사용으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성 증가, 한파·폭설·결빙 등에 의한 선박종사자 활동 위축 및 미끄럼 추락 실족사 등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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