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음악축제인 `2009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가 지난달 31일 44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7회를 맞은 올해 축제는 `오페라, 도전과 희망을 꿈꾸다`란 주제로 개막행사 2, 오페라공연 5, 특별행사 3 등 총 13건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5개 오페라 공연의 객석점유율은 81%(유료판매율 71%)를 기록했으며, 특별행사 및 특별공연 등 총 관객수는 2만1천414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오페라축제 관람을 위해 일본에서 방문한 7명을 포함해 미국, 폴란드, 이탈리아 등 720여 명의 외국인, 그리고 문화소외계층 287명이 관람했다.

■기록으로 본 `2009 DIOF`

올해는 `오페라, 도전과 희망을 꿈꾸다`란 주제에 걸맞게 괄목할 만한 성과가 많았던 축제였다.

가장 큰 성과는 국내 음악인 3명이 오페라축제를 통해 유럽으로 진출한 것.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 주역 오디션에서 소프라노 이재은씨와 바리톤 제상철씨가 우수한 평가를 받고 독일로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또한 `마탄의 사수` 협력연출로 활약했던 표현진씨도 독일 극장장으로부터 직접 프러포즈를 받아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조연출로 제작에 참가하게 되었다.

성악가를 비롯해 음악인들이 국내 오디션을 통해 유럽행 티켓을 거머쥐는 경우가 거의 전무하고, 해외 유학 중에도 극장에 설 수 있는 기회가 힘든 상황에서 이번 진출은 한국 오페라 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큰 성과였다.

또한 기록적인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개막오페라인 `투란도트`와 창작오페라 `원이 엄마`, 폐막공연인 `카르멘`은 각 공연 2~3주 전부터 티켓이 동났고, 결국 전석 매진됐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와 대구시립오페라단이 합작으로 대구 오페라의 저력을 보여준 `투란도트`는 객석을 압도하는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를 비롯해 지휘, 연출, 연기, 음악의 완벽한 하모니로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포항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원이 엄마`는 `창작 오페라의 매진`이란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이는 생소한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외면과 오페라제작 현실의 어려움을 딛고 당당히 `도전`해 이루어낸 `희망`의 결과이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이번 지원을 시작으로 매년 우수한 창작오페라를 발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창작오페라 컨텐츠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특징으로 본 `2009 DIOF`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역동적인 오페라 축제`였다는 것.

축제 준비가 한창이던 8월, 국내 최초로 하루 동안 전국 4개 KTX 역사를 순회하며 깜짝 공연을 펼친 `오페라 플래시 몹`은 `오페라는 어렵다`는 인식을 불식시킴과 동시에 일상의 공간에서 오페라 공연을 펼쳐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불어넣었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친구 같은 오페라`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 이 같은 이벤트는 이전에 시도한 적이 없는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홍보 전략이었다.

이 밖에도 입장료 할인 및 무료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어메이징 이벤트(Amazing Event)`를 마련해 축제에 대한 관심과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타임티켓` `나는야 오페라 파파라치` `투란도트, 그녀를 만나다` `헌혈증서 기부 할인` `기대평` `감상평` 등을 진행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고가 티켓의 비중(28%)을 줄이고, 저가 비중(72%)을 상대적으로 높여 더 많은 관객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참여형 행사를 대폭 강화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원하는 장소에서 오페라 강좌를 열어 주는 `찾아가는 오페라산책`은 4개 단체가 신청해 94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으며,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장 아킴 토어발트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100여명의 시민과 음악도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백스테이지투어`와 `오페라존(오페라 의상·분장체험)`도 650여 명의 관객이 다녀갔으며 `오페라 히스토리` `프리 콘서트` `오페라 인 시네마` 등 각종 부대행사를 진행, 다양한 체험 기회를 마련해 누구나 오페라축제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남성희 조직위원장은 “2009년은 축제를 통해 한국 음악인들을 해외로 진출시킨 해이자 창작 오페라의 희망을 보여준 뜻 깊은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한국의 유능한 음악인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며, 더불어 한국 창작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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