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 때면 무릎이나 넓적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다가 아침이면 언제 아팠냐는 듯 뛰어노는 아이들. 이런 경우 병원에서는 성장통 혹은 근육통이라고 한다.

그러나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병도 있기 때문에 부모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성장통의 증상과 치료법, 비슷한 증상의 다른 질병 등에 대해 알아본다.

한밤중에 무릎이나 엉덩이, 넓적다리가 아프다고 우는 아이를 들쳐업고 응급실로 들이닥치는 부모가 많다. 아이가 마구 아프다며 칭얼대기 때문에 부모는 혹시 소아마비가 아닐까 걱정을 하지만 진찰을 해보면 이들 중 대부분은 성장통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단순한 성장통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다른 질병인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박모양은 몇 달 전부터 다리가 아프다고 칭얼거렸다. 가벼운 성장통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계속 아프다고 울어 병원에 가서 검사했더니 소아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밝혀져 치료받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들 중 10~20%가 경험한다는 성장통은 4~10세 아이들이 양쪽 정강이 또는 허벅지가 아픈 것을 말한다. 때로는 팔이 아파 고통받는 아이도 있다. 주로 4~7세의 여자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양쪽 무릎이나 다리가 대칭적으로 똑같이 아픈 것이 특징이다. 한쪽만 아픈 경우는 별로 없고, 통증은 대개 저녁에 발생하며 쉬거나 자고 일어나면 씻은 듯이 없어진다. 이러한 과정은 거의 매일 반복되며 활동적인 아이들에게 더 흔하다. 또한 한동안 통증이 없다가 재발하는 경우도 많다. 성장통은 특별히 병이라고 볼 수는 없고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

■가벼운 마사지나 따뜻한 수건 찜질이 효과적

성장통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성장하면서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또 어떤 학자는 뼈가 빠른 속도로 자라는 데 비해 근육은 더디게 자라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때문에 일종의 근육통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많으며 스트레스도 발병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어떻든 성장통은 성장과정 중에 겪는 통증의 하나로 나이를 먹으면 자연히 없어지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성장통으로 괴로워하면 가벼운 마사지나 따뜻한 수건 찜질, 혹은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 좋아질 수 있다.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심한 경우에는 어린이용 진통제를 이용해 가라앉힐 수 있다. 성장통은 후유증이 없으며 어떤 아이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자기가 간밤에 통증을 느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기도 한다.

따라서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심한 운동은 피해야 하고, 인스턴트나 가공 식품은 가급적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단백질(근육), 칼슘(골격 형성), 아연(세포성장 및 재생, 집중력 향상),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에너지 대사 및 신체 기능 활성화) 등이 충분히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레 성장통이라고 속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엉덩이 관절(고관절)에 물이 차고 염증이 생기는 `일과성 고관절염`, 넓적다리 뼈(대퇴골) 머리부분에 피가 통하지 않아 뼈가 썩는 `유년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칼슘, 인 같은 무기질 대사에 이상이 생겨 뼈가 약해지는 `대사성 질환` 등도 성장통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열이 나면서 팔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할 경우, 외상 후 아프거나 관절을 잘 못 움직일 경우, 다리를 절거나 관절이 부어 있는 경우, 피부색이 변해 있는 경우, 통증이 낮에도 나타나고 몇 시간씩 지속되거나 간헐적이라도 몇 개월 넘게 지속될 경우에는 병원에 가서 반드시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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