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과 청와대서 오찬회동

이 대통령은 23일 “지금과 같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에서는 서민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우선 순위를 두려한다”면서 “천주교에서도 이런 운동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진석 추기경과의 오찬에 앞서 “서민들은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고통 받고, 회복될 때는 가장 늦게 혜택을 받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추기경도 “대통령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천주교의 신용협동조합 운동은 서민에 대한 무담보소액대출운동으로서 정부의 `마이크로크레딧` 정책과 유사하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김수환 추기경 선종 후 `감사와 사랑`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라면서 “이 운동이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거듭 감사 드린다”고 사의를 표했고, 정 추기경은 “마땅히 해야 할 우리 본연의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과 정 추기경은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를 화두로 삼았다.

정 추기경이 “비가 많이 왔는데도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서울은 대규모 배수 시설이 잘 정비돼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동안 상습 침수지역에 수해방지 인프라를 잘 구축해 큰 피해를 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황해도 등에도 비가 많이 왔다던데 다행히 아직까지 북한에 큰 피해는 없는 것 같다. 홍수가 나면 누구보다 주민들이 큰 고통을 당할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정 추기경은 이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과 관련, “귀국 전 교황께서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내게 `곧 이명박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귀띔해주더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때 들으신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화답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진석 추기경과 오찬을 함께 했으며, 회동은 배석자 없이 12시부터 2시간 동안 이뤄졌다.

오찬에서는 다양한 국정 현안이 소재로 올랐으나 서민들의 고통 문제가 많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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