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 대구 사진논쟁` 사진전
`8월2일까지 대구문예회관 4·5전시실

“한국 사진사 거목들, 한자리에 모이다.”

대구 사진사(史)를 의미있게 조명한 대규모 사진전이 마련됐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14일부터 오는 8월2일까지 4·5전시실에서 `사실주의 vs 조형주의- 1950~60 대구의 사진논쟁`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개최해 온 `대구미술 다시보기` 네 번째 시리즈로서 현재 대구 사진계의 근간을 이룬 1950~60년대 사실주의 계열과 조형주의 계열의 작가와 작품을 회고한다.

4년 만에 준비한 전시로 사진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두 개의 다른 시각과 같은 노선 안에서도 비판적 시각을 잃지 않았던 1950~60년대의 사진역사와 사진 비평사를 돌아본다는 것이 특징.

대구 사진사 자료집 1~3권, 대구미술 30년사, 1958년부터 1963년에 걸쳐 대구의 일간지에 게재된 비평과 논박 사료를 토대로 사실주의에 구왕삼·배상하·박영달·서선화씨 등 4명이, 조형주의에 강영호·김태한·박달근·안월산·김재수씨 등 5명을 선정했다. 작가들의 대표작품 3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 작품은 제작당시의 상태인 빈티지 사진작품, 필름이나 원본을 새롭게 인화한 작품이 있으며, 원본이 망실된 경우 이미 나온 자료를 활용해 참고 이미지로도 만들어 전시할 예정이다.

일제 시대 사진이 국내에 들어온 이후 대구·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사진 활동이 펼쳐졌다. 특히 1950~60년대는 사광회와 사우회의 작가들을 중심으로 사실주의와 조형주의 사진 논쟁이 가장 치열하게 불붙던 시대였다.

사진의 기록성을 토대로 객관적인 현실의 삶을 표현하려 한 사실주의를 주장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회화적, 주관적 미를 추구한 조형주의를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주로 지역 일간지에 기고하며 서로 주고받았고, 많은 원로사진가들은 당시의 활발한 논박이 치열하고 살벌하기까지 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한다.

논쟁에는 사진 외적인 문제나 감정적인 다툼도 많이 있었지만, 그 바탕에는 서로의 다른 사진 철학과 시각을 보여주고 있어, 활기차고 긴장감 있는 작품 논쟁의 장이었다고 할 수 있는 대구사진사의 중요한 시기였다.

이러한 논쟁은 서로의 작품을 발전시키는 촉매가 돼 작가들은 당시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관문으로 여겼던 각종 국제 공모전 입상에 노력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또한 조형주의 작가들은 새로운 제작기법을 받아들이거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법을 만들고, 사실주의 작가들에게도 제10회 사협전을 보고 대구사단을 논한 구왕삼의 비평은 매섭고, 날카로워 그의 비평에 의해 작가들의 현실을 보는 시각은 더욱 단련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민영 학예연구사는 “1950~60년대 대구지역의 사진논쟁의 주축이었던 사실주의와 조형주의 사진의 경향과 주요쟁점을 알아보고, 당대 활동작가들의 작품을 발굴·전시해 지역의 사진 역사와 사진 비평사를 정리하고자 한다”며 “대구사진계의 해방이후 격변기 문화적 정체성을 다져나가던 이들의 행적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53)606-6136.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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