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포트세일즈 등 선제지원 뒷짐 업계선 기피 지자체 소문
강원·전남 등 조례제정·전담부서 조직 발빠른 움직임 보여 ‘대조’
코로나 후 국내외 관광객 급증세… 전문가 “적극적 마케팅 급선무”

영일만항 국제여객터미널 조감도./ 포항해수청 제공
영일만항 국제여객터미널 조감도./ 포항해수청 제공

속보= 최근 포항영일만항의 잇따른 국제 대형여객선 취항 무산<본지 2024년 3월11일자 5면>이 지역에서 큰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의 안일한 대처’때문이라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포항시는 취항 유치를 위한 업계 관행인 인센티브 제공이나 포트세일즈 등 선제적 지원을 하지 않는 ‘무관심 행정’으로 일관하다 결국 ‘미래 먹거리인 닭을 쫓다 지붕 쳐다 보는 격’이 됐다는 것.

최근 JS해운과 두원상선 등은 포항 영일만항 입항을 저울질 하다 결국 포항을 포기하고 속초·부산항으로 가 버렸다.

입항 포기 주된 원인이‘국제여객터미널 미완공’때문이었다. 하지만 포항시 역시 국제여객선 취항에 대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 등 무관심 행정으로 일관, ‘선사 유치 무산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해운업계는 “여객사업 시 지자체가 각종 지원을 해주는 것이 업계 관행”이라며 “하지만 포항시는 인센티브 지급 등 조례를 미리 준비하지 않아, 업계에서‘기피 지자체’로 소문이 났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남도는 지난 2018년 2월 ‘국제해상여객운송사업 진흥 조례’를, 강원도는 지난해 6월 ‘무역항 국제항로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해 여객선사에게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경북도의회는 지난 2월 두원상선의 취항 제안이 들어오자 뒤늦게나마 관련 지원 조례를 발의, 크루즈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선사 유치 포트세일즈의 경우에도 최근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은 크루즈 관련 전담 부서 등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포항시는 ‘홍보활동 없이 뒷짐만 지다 선사를 놓쳤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충남 서산시는 지난해 크루즈여행 불모지에다 국제여객터미널이 없는 약점에도 불구, 적극적인 포트세일즈에 힘입어 대산항 출발 ‘코스타세레나호’ 국제크루즈선을 유치한 후 여행상품을 완판했다.

코스타세레나호는 5월8일 서산 대산항을 출발, 일본 오키나와·미야코지마, 대만 기륭 등을 거쳐 14일 부산항에 도착한다.

속초시 역시 9월에 세계 1위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 크루즈와 계약을 맺고, 향후 두차례에 걸쳐 5천여명 규모 크루즈 특별 전세선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속초를 모항으로 오타루, 아오모리 등 일본 주요 항구 도시를 거쳐 다시 속초로 돌아오는 5박6일 상품과 사카이미나토, 가나자와, 마이즈루를 거쳐 부산에 도착하는 4박5일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용인대 크루즈&요트마리나연구소 김천중 명예교수는 “일단 세계적인 선사의 영일만항 방문 등 홍보가 급선무”라며 “크루즈 선사 간 좋은 항만 선점 경쟁이 치열한 점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최근 국내외 크루즈 여객 급증 상황을 감안,‘영일만항 선사 유치 실패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여객터미널을 이용한 승객 수는 60만 8천182명으로 코로나 이전의 3분의 2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끊겼던 부산~일본 뱃길이 2022년 11월부터 재개 되면서 1년 여만에 여객 수요가 극적인 회복세를 보인 것.

여수시는 지난해 누적 관광객 수가 2천759만명, 외국인 관광객 수는 총 23만명으로 2022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는 중국 크루즈 선사 입항 등 총 5회의 국제크루즈 유치와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 등이 큰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역 해운업계 A(70)씨는 “코로나 이후 ‘외국에서 국내로 여행 크루즈선 1천 여척이 몰려 온다’는 소문이 업계에는 파다했다”면서 “포항은 이미 많은 기회를 놓친데다 앞으로도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영영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경대 김종남 호텔크루즈학부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된 크루즈 산업이 다시 활기를 띠려면 지자체의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선사 유치가 만만한 업무는 아니지만 행정기관은 지역 경제를 위해 삼고초려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국제여객터미널 미완공 상황에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이 조심스러웠다”면서 “향후 많은 크루즈선을 유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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