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해수부·포항해수청 등
선사입점 후 터미널 완공 입장
미완공 상태, 선사들 사업포기
추가공사에 6개월·100억 소요
JS해운·두원상선 2곳 떠나가
업계 “지역 경제적 손실 엄청나”

미완공 상태로 방치된 영일만항 국제여객터미널. /장은희기자

최근 포항영일만항의 잇따른 국제 대형여객선 취항 무산이, 국제여객터미널 미완공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 관리청인 포항해양수산청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포항영일만에는 최근 1년동안 JS해운과 두원상선 등 국내 유명 여객선사들이 크루즈 사업을 진행했으나, 지지부진한 국제여객터미널 공사 등 때문에 결국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JS해운은 지난해 1월 포항-블라디보스토크 주 2회 정기 운항 계획안을 가지고, 해양수산부에 항로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 신청을 했다.

당시 JS해운은 해수부가 요구하는 모든 이행 조건과 관련 서류를 준비, 면허만 나오면 항로 해상여객운송사업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JS해운은 막판에 여객터미널이 미완공 된 문제 등에 부딪혀 포항에서 사업을 포기하고 강원도 속초로 갔다.

두원상선은 지난달 28일 국제 크루즈 여객에 투입될 ‘이스턴비너스’호의 포항영일만항 취항을 두고 포항해수청과 협의했으나 역시 같은 이유로 사업을 포기하고 부산항을 택했다.

두원상선 측은 “‘여객터미널 완공이 6개월 후에 가능하다’는 해수청 입장을 전달받았다”면서 “거액의 크루즈선을 6개월 세워 놓는다면 엄청난 적자가 발생한다”며 사업 포기 이유를 밝혔다.

만약 양 선사가 국제여객터미널이 없는 가운데 포항영일만항에 취항할 경우 인접한 포항영일신항만(주)(PICT)의 컨테이너식 임시터미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이용객들의 컨테이너 가건물에 대한 불편과 안전 문제 발생 우려 때문에, 선사들은 취항을 회피하고 있는 것.

이에 포항해수청은 포항영일만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진작 완공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끈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수부는 포항영일만항에 지난 2020년11월 공사비 362억원을 들여 7만5천t급 크루즈선 입·출항이 가능한 길이 310m, 수심 11m 규모 국제·국내 여객 전용부두를 준공했다.

이어 해수부는 이곳에다 2021년4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2년10월 완공 계획으로 공사비 196억원을 들여 연 면적 8천663㎡, 연간 7만5천명의 여객인원 수용 능력의 국제여객터미널을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제여객터미널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중앙정부의 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 포항해수청 등은 완공 후 선사 미입점를 우려해 ‘선사 입점 후 터미널 완공’으로 건립 계획을 변경해 버렸다.

이로인해 현재 선사들이 입점하면 세관 검사, 출입국 관리, 검역 등 CIQ 시설 추가 공사에 무려 6개월이 걸리게 되는 것.

추가 공사비도 100억원에 달한다.

지역 여객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여객터미널 미완공으로 포항을 떠난 선사들로 인한 지역 경제 손실은 엄청나다”면서 “해수부와 해수청의 무성의한 해양행정에 대한 지역이 비난이 많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최근들어 국제 크루즈 여행객들이 급증하고 있어 선사 유치가 매우 절실하다”면서 “여객선사가 유치 돼야만 보조금 등 각종 지원정책을 위한 조례 등을 만들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터미널을 완공했는데 선사가 입점하지 않으면 생길 건물·장비 노후화에 따른 예산 낭비를 우려하다 빚어진 상황”이라며 “‘먼저 터미널 완공이냐, 여객선사 우선 유치냐’ 하는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고민거리였다”고 해명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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