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는 많은 꿩이 자생하면서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자료사진
울릉도에는 많은 꿩이 자생하면서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자료사진

울릉도에서 농가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유해조수인 꿩에 대한 구제에 실패,  울릉도 농업인들이 올해 농사에 대해 걱정이 태산이다. 

울릉도에서 농사를 짓는데 유해동물이 거의 없지만 유독 꿩이 떼로 몰려다니며 봄철 특산물로 농가 주 소득원인 명이와  부지깽이, 미역취, 옥수수, 더덕 등의 새순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이에 따라 울릉군은  숲이 우거지지 않아 눈에 잘 띠는 겨울철 꿩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약 2개월간 구제 활동을 벌였다. 

명이 씨앗을 헬기로 뿌리고 있지만 새싹이 돋아나면 꿩의 먹이가 된다. /김두한기자
명이 씨앗을 헬기로 뿌리고 있지만 새싹이 돋아나면 꿩의 먹이가 된다. /김두한기자

군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이달 7일까지 59일간 유해 야생동물인 꿩 포획 기간을 운영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꿩 33마리를 잡는데 그쳤다. 애초 1천500마리를 잡겠다는 목표에 훨씬 못미쳤다. 

육지와 약 130㎞ 떨어진 울릉도는  ‘농가 기피 대상 3종’으로 꼽히는 고라니와 멧돼지, 까치가 서식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유일하게 꿩이 활개를 치면서 농작물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유해조수(꿩) 구제가 1998년부터 시작  2007년 중단 됐다가 6년만이 2013년 다시 제개되는 등 체계적으로 구제되지 않았고 2016년까지 구제된 후 기록이 없어 7년이 지난 지금 기아급수적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포획된 수해조수 꿩. /자료사진
포획된 수해조수 꿩. /자료사진

이에 따라 울릉군은 올해 꿩 1천500마리를 포획 키로 하고 엽사 16명으로 포획단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지난 2022년에는 포획 기간 동안 806마리를 잡았다. 하지만, 올해는 목표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울릉군의 무사 안일한 행정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까지는 ‘꿩 자가소비(식용)’ 했다. 엽사들이 잡은 꿩을 직접 조리해 먹거나 유통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울릉군이 포획단을 구성 꿩 포획에 나서자 꿩 자가소비가 위법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울릉군은 포획 기간 자가소비를 금지시켰다. 

울릉도는 밭과 숲의 구분이 없어 꿩들이 농산물을 마구해치고 있다. /김두한기자 
울릉도는 밭과 숲의 구분이 없어 꿩들이 농산물을 마구해치고 있다. /김두한기자 

울릉군은 포획단 엽사들에게 자가소비 금지 방침을 전달하고 대신 꿩을 포획하면 포상금으로 마리당 5천 원을 주기로 했다. 그러자 엽사 절반가량이 활동을 포기할 정도로 적극성이 떨어졌다.

따라서  울릉군이 조례를 통해 얼마든지 자가소비를 할 수 있는데도 방치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포획단이 꿩을 포획하고 있다. /김두한 기자
포획단이 꿩을 포획하고 있다. /김두한 기자

이에 대해 울릉도 농민 B씨는 “울릉도에 꿩이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해 농가에 큰 손해를 끼치고 있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 꿩 자가소비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지자체가 조례를 정해 자가소비 등을 허용할 수 있다”며  “울릉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조례 제정 등 절차를 거쳐 꿩 포획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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