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전국 첫 평일전환 시행
소매업 등 매출 상승… 긍정적
전국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평일 전환 느는데… 市는 ‘잠잠’
마트·시장 윈윈 방안 마련돼야

10일 오전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매장 전경.  /이부용기자
10일 오전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매장 전경. /이부용기자

최근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이 평일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지난 2012년 휴일로 변경한 뒤 골목상권 보호에 실효성이 있는지 등을 놓고 논란이 돼 왔다.

지자체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에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월 2회 휴업할 것을 강제해 왔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장이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로 지정할 수 있다.

의무휴업 제도는 과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대결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규제라는 비판이 꾸준히 있어 왔다.

현재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구도가 바뀌면서 실효성이 사라졌다.

앞서 대구시는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을 시행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2월 10일 8개 구·군 행정예고 및 의견수렴 등 행정절차를 거치고,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의 심의를 통해 특·광역시 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변경해 시행했다.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후 6개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슈퍼마켓, 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대형마트, SSM, 쇼핑센터 제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대형마트 및 SSM 매출은 6.6% 증가했으며, 특히 음식점 25.1%, 편의점 23.1% 등은 큰 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소매업종 매출 증가율은 의무휴업일을 일요일로 유지하고 있는 부산 16.5%, 경북 10.3%, 경남 8.3% 보다 큰 차이를 보여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가 지역상권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1월 정기휴무 날짜 알림판.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은 정기휴무이다.  /이부용기자
10일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1월 정기휴무 날짜 알림판.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은 정기휴무이다.  /이부용기자

대구 내 전통시장의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전년보다 매출액이 증가했다. 2·4주 일·월요일 매출액 증가율은 34.7%로 전체 기간 증가율 32.3%보다 2.4% 정도 높게 나타나 의무휴업일 평일전환이 전통시장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대구시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추진 과정 및 행정절차, 의무휴업 효과 등 각종 문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등 타 지역으로 확산이 되고 있다.

충북 청주시는 지난 5월 10일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수요일로 변경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지난달 19일 유통업계와 상생 협약식을 열어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1월 말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할 예정이다. 서울 동대문구도 이르면 내년 1월 말부터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도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시민 A씨(36·여)는 “마트가 일요일에 휴무라고 해서 일부러 전통 시장을 찾지 않는다”라며 “탁상행정의 표본이었다. 규제 완화 논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B씨(50)씨는 “마트를 규제할 것이 아니라 전통 시장이 잘 되는 방안을 찾았어야 했다”며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조례상으로 다른 날을 휴무일로 변경할 근거가 없어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라고만 밝혔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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