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경보와 풍랑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운항하는 울릉크루즈
대설경보와 풍랑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운항하는 울릉크루즈

 울릉도~육지 간(포항) 항로에 지난해 풍랑주의보 등 기상특보발효는 증가했지만, 여객선의 결항일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랑주의보에도 운항 가능한 여객선 도입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 김윤배·이하 울릉기지)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청 동해 중부안쪽 먼 바다 및 동해남부 북쪽 안쪽 먼 바다 풍랑특보를 분석한 결과, 울릉도~육지(포항) 항로상에 내려졌던 풍랑특보 발효일 수는 모두 92.2일로 집계됐다.

대설경보와 풍랑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운항을 위해 승객을 태우고 있다.
대설경보와 풍랑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운항을 위해 승객을 태우고 있다.

2022년 이 항로 기상특보는 89.4일 발효됐었다.  지난해 기상특보가 전년도 대비 2.8일 증가한 가운데 울릉도행 기준 여객선 운항일수는 312일(운항중단 53일)로 지난 2022년 299일(운항 중단 66일)보다 13일 많았다.

울릉기지는 2023년 풍랑특보 발효일수는 1999~2023년 연평균 풍랑특보 발효일수인 85.4일에 비해 6.8일 높았다면서 동해상 풍랑특보 발효일수가 2017년 이후부터는 2000년대 초반보다 증가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풍랑주의보에 운항하는 울릉크루즈 파도가 배위로 올라올 정도로 높다.
풍랑주의보에 운항하는 울릉크루즈 파도가 배위로 올라올 정도로 높다.

 특히, 2023년 11월의 포항~울릉항로상 풍랑특보 발효일수는 15.5일로, 풍랑특보 분석이 시작된 1999년 이래 11월 집계로는 가장 많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도 포항과 울릉도 간을 매일 왕복 운항하는 울릉크루즈의 2023년 결항일수는 53일로(울릉행 기준), 2022년 66일 결항에 비해 13일 폭으로 감소했다. 

풍랑경보가 내린 도동항 파도.
풍랑경보가 내린 도동항 파도.

 지난해 7월 8일부터 운항을 시작한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3천158t·정원 970명·화물 25t)는 취항 이후 44일 결항(울릉행 기준)했고, 같은 기간 울릉크루즈는 36일 결항해 8일의 차이를 보였다.

 김윤배 대장은 “풍랑주의보에도 운항할 수 있는 울릉크루즈의 운항으로 울릉도항로가 획기적으로 개선됐지만, 풍랑경보상황이 아닌데도 울릉(사동)항 인프라 부족으로 결항하는 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높은 파도에도 운항 중인 울릉크루즈.
높은 파도에도 운항 중인 울릉크루즈.

 김 대장은 “사동항에 정박 중인 선박 때문에 선회 반경을 확보하지 못해 강한 바람에 따른 선박 파손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동항 항구 문제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형 선박은 접안 시 강한 바람이 불면 선박이 크게 밀리게 되는데 사동항은 선회 반경이 좁아 자칫 방파제에 충돌 우려가 발생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풍랑주의보가 내리면 울릉도 해상에서 작업 중인 해상건설 장비들이 울릉(사동)항에 몰려 울릉크루즈의 선회 반경확보가 어렵다. 
풍랑주의보가 내리면 울릉도 해상에서 작업 중인 해상건설 장비들이 울릉(사동)항에 몰려 울릉크루즈의 선회 반경확보가 어렵다. 

 실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고, 그러한 우려 때문에 운항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결항하는 사례가 빈번히 생기고 있다. 

 접안시마다 반드시 필요한 고가 예인선의 사용료를 선사가 부담하는 부분도 선사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여건이라면서 개선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동해상의 높은 파도 경비함에서 촬영.
동해상의 높은 파도 경비함에서 촬영.

 선사들이 요청하는 특정 지점을 관측하는 방식이 아닌 비교적 넓은 구역의 공간적인 바람을 관측하는 레이더 식 바람측정계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 이는 기상청 차원의 관심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릉기지 측은  “바람측정계는 울릉공항이 완공되면 당연히 설치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공항개항이 아직 몇 년 남았고 또한 공항 설치 전에 사동항의 정밀한 바람여건을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조기 설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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