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만나보는 한국영화 4편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여정 담은 ‘보스톤’
웹툰 ‘빙의’ 스크린에 옮긴 작품 ‘천박사’
걸작 위한 영화감독의 고군분투 ‘거미집’
27일 한꺼번에 영화 관객들 찾아나서
이혼 30일 앞두고 동반 기억상실 ‘30일’
개천절 개봉… 연휴 치열한 경합 전망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29일 추석을 전후해 한국 영화 4편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면서 코로나19 이후 오랜 침체기를 겪은 한국 영화들의 심기일전이 기대된다. 개봉작 4편 모두 스타 배우진을 내세운 중견급 작품인데다가 가족 단위의 관객에게 강한 장르이기도 해서 치열한 선두 경합이 전망되고 있다.

하정우, 임시완 주연의 감동 실화 ‘1947 보스톤’과 강동원 주연의 코믹 액션 미스터리 오컬트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그리고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바 있는 김지운 감독,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이 27일 개봉된다. 여기에 10월 3일 개천절에는 강하늘, 정소민 주연의 코미디 영화 ‘30일’이 개봉함에 따라 연휴 기간 영화애호가들이 극장가를 풍성하게 채워줄 것으로 예측된다.

 

‘1947 보스톤’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콘텐츠지오 제공)
‘1947 보스톤’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콘텐츠지오 제공)

△‘1947 보스톤’

하정우 주연의 ‘1947 보스톤’은 영화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연출한 강제규 감독의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대한민국 마라톤의 전설이자 영웅인 손기정(하정우 분)과 그의 제자 서윤복(임시완 분)의 실화를 다뤘다.

마라톤 대회도 ‘대한민국’으로 출전하기 힘들었던 혼돈의 시기,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보스톤 대회의 영광을 일궈낸 이들의 열정 스토리다. 하정우가 손기정으로, 임시완이 서윤복으로 분했다. 이외에도 배성우, 김상호, 박은빈 등이 함께했다. 강제규 감독은 시사회에서 “이 영화로 희망과 용기를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08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담백하게 감동을 담았다.

영화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한 손기정의 모습을 흑백화면으로 열며 시작한다. 손기정은 올림픽으로 ‘국민 영웅’에 등극했지만,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를 달고, ‘손 키테이’란 일본식 이름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나라를 잃은 설움과 일본의 성취로 기록됐다는 수치심에 손기정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우승 기념 월계수 화분으로 가슴에 새겨진 일장기를 가렸고, 그로 인해 받은 일제의 탄압으로 그는 더 이상 마라토너로 뛸 수 없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CJ ENM 제공)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CJ ENM 제공)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강동원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매력 넘치는 캐릭터와 참신한 소재, 박진감 가득한 모험과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더해진 영화다.

네이버웹툰 ‘빙의’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서, 경쾌한 톤과 현대적인 설정으로 기존 퇴마 소재 영화와 차별화된 재미를 예고하고 있다.

귀신 보는 의뢰인 ‘유경’(이솜)의 마을에 짙게 내려앉은 안개와 그 속에서 칠성검을 손에 쥔 채 서 있는 ‘천박사’의 모습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전하는 장면 등 사람에게 빙의하는 ‘범천’의 신출귀몰한 능력에 맞서 박진감 넘치는 액션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천박사’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조감독을 맡았던 김성식의 첫 연출작이다.

 

‘거미집’(㈜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거미집’(㈜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거미집’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걸작을 만들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한 영화감독이 정부의 검열과 출연 배우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속에서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물이다.

배우 송강호가 주인공 ‘김 감독’을 맡았고, 임수정·오정세·전여빈 등이 출연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은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수많은 작품으로 작품성과 흥행을 입증받은 감독이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초연한 뒤 ‘제19회 판타스틱 페스트’, ‘BFI 런던 영화제’, ‘제56회 시체스 영화제’ 등에 초청돼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등 187개국에 선판매됐다.

 

‘30일’(마인드마크 제공)의 영화 속 한장면.
‘30일’(마인드마크 제공)의 영화 속 한장면.

△‘30일’

영화 ‘30일’은 올가을 극장가를 웃음으로 물들일 초강력 코미디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다. 동반 기억상실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기억도 로맨스도 날리고 오직 웃음만 남긴 이들의 예측 불가한 코미디를 그려내며 극장가에 유쾌한 웃음을 안길 예정이다.

‘정열’(강하늘 분)과 ‘나라’(정소민 분)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이혼하기로 하고, 이혼 확정까지 30일을 앞둔 시점에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리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은 작품이다.

코미디 영화 ‘위대한 소원’(2016), ‘기방도령’(2019)을 만든 남대중 감독이 연출을 담당했다.

배우 강하늘은 자칭 ‘인텔리전스’와 ‘핸섬’을 타고난 변호사 ‘정열’ 역을 맡았고, 배우 정소민은 본업에 충실하고 매사 똑 부러지는 당당한 성격의 영화 PD ‘홍나라’로 분했다. 개그맨 엄지윤은 여주인공 홍나라의 절친 영지 역을 맡아 애옥(송해나 분)과 함께 ‘베프 3인방’으로 활약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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