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화제성 따라가기 어렵자 ‘특별 게스트·MC’로 돌파구 찾아
BTS 진, SBS 대표 ‘런닝맨’ 출연… RM은 tvN ‘알쓸인잡’ 진행
KBS ‘불후의 명곡’ 10년 전 은퇴 전설의 디바 패티김 섭외 기대감
TV조선은 송가인·김호중 진행 새 예능으로 트로트 인기 이어가

BTS 멤버 진이 출연하는 예능 ‘런닝맨’.  /SBS 제공
BTS 멤버 진이 출연하는 예능 ‘런닝맨’. /SBS 제공

콘텐츠 홍수 속 좀처럼 화제를 낳지 못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스타들 모시기에 나섰다.

6일 방송가에 따르면 각 방송사는 개별 활동을 시작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 10년 전 은퇴한 패티김, 인기 트로트 가수 송가인·김호중 등 팬덤이 두터운 스타들을 앞다퉈 섭외하고 있다.

글로벌 활동으로 국내 예능 출연이 뜸했던 BTS 멤버들은 섭외 1순위 스타다.

가장 먼저 예능 나들이에 나선 멤버는 진이다. 진은 SBS TV 대표 예능 ‘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한다.

본명이 김석진인 진은 이름이 같은 방송인 지석진과 각자 팀을 꾸려 겨루는 ‘석진 대 석진’ 레이스로 함께한다. 해당 녹화분은 지난달 30일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이태원 참사로 방송일이 연기돼 이달 6일 시청자들을 만난다.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장항준 영화감독과 함께 tvN 신규 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잡학사전’(이하 ‘알쓸인잡’) 공동 MC를 맡는다.

‘알쓸인잡’은 문학·물리학·법의학·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의 모든 인간을 다루는 지식 예능으로 올해 안에 방송될 예정이다.

평소 다방면에 남다른 지적 호기심을 보여온 RM의 이미지와 잘 맞는 프로그램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RM은 7년 전 tvN 예능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가수 패티김.  /KBS 제공
가수 패티김. /KBS 제공

KBS 2TV 음악 예능 ‘불후의 명곡’은 10년 전 은퇴한 ‘전설의 디바’ 패티김을 섭외했다.

패티김 측은 방송 출연이 활동 재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오랜만에 무대에 선 패티김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랜 팬들은 들썩이고 있다.

‘불후의 명곡’은 출연자가 다양한 장르의 명곡을 재해석해 부르는 프로그램으로 ‘서울의 찬가’, ‘가시나무새’, ‘못잊어’,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패티김이 어떤 노래로 새로운 감동을 자아낼지 기대를 모은다.

패티김이 출연하는 ‘불후의 명곡’은 이달 26일과 다음 달 3일, 10일 총 3주에 걸쳐 방송된다.

 

예능 ‘복덩이들고(GO)’.  /TV조선 제공
예능 ‘복덩이들고(GO)’. /TV조선 제공

TV조선은 ‘미스트로’과 ‘미스터트롯’으로 스타덤에 오른 트로트 가수 송가인과 김호중이 진행하는 새 예능 ‘복덩이들고(GO)’를 오는 9일 선보인다.

‘복덩이들고’는 송가인과 김호중이 ‘국민 복덩이 남매’로 뭉쳐 팬들이 부르는 곳이라면 국내 오지마을부터 해외까지 달려가 노래로 웃음과 감동, 위안을 선물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들이 ‘스타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인 까닭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등에서 예능 콘텐츠가 쏟아지는 요즘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기 예능도 시청률을 5% 안팎 수준으로 겨우 유지하고 있다.

방송을 한 지 10년이 넘는 ‘런닝맨’, ‘불후의 명곡’은 새로운 시청자들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렇다고 프로그램에 큰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애청자들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프로그램은 더더욱 설 자리가 없다. 대중을 시청 타깃으로 하는 TV 예능은 특정 시청자층 입맛에 맞게 제작되는 온라인 콘텐츠의 화제성을 따라가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꺼내든 카드가 ‘특별 게스트’, ‘특별 MC’다. 스타들의 팬덤 덕에 장수 프로그램은 신규 시청자 유입을, 신규 프로그램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스타들의 출연이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의 인기를 유지하는 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거물급 스타들의 출연은 분명 이목을 집중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청자들을 붙잡는 데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게스트가 바뀌면 스타를 따라 유입된 시청자들은 떠나기 마련이고, 팬덤에 기댄 프로그램은 대중들을 두루 사로잡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타 섭외는 매주 방송하는 TV 프로그램은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그림을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해온 시도지만, 요즘같이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그 힘이 줄어들었다”며 “최근 예능들이 시즌제를 도입해 시즌마다 구성에 변화를 주고, 고정 멤버를 바꾸는 것도 이런 흐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