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 보문단지 하수관 파손
보문호·산책로에 오물 방류 되자
시설 100여곳서 관리비 징수에도
경주시에 책임 전가 등 적자 타령
“사용내역 투명한 공개 이뤄져야”

속보 = 경주 보문단지 내 산책로에 오·폐수관이 터져 분뇨 등 수만t의 오물이 보문호수로 무단 방류되면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악취로 큰 불편을 겪은 것과<본지 15일자 6면 보도> 관련, 책임을 회피했던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정작 보문관광단지 내 영업시설에 대해서는 시설 보수 명목으로 해마다 수십억 원을 관리비를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취재 기자가 관리비에 대한 세부 사용내역 등을 요청했으나 영업상 비밀이라며 세입·세출자료 공개를 거부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호텔 뒤편에 조성된 산책로 배수로(경북문화관광공사 관리책임)를 통해 분뇨, 휴지, 피임도구 등 수만t의 오물이 무단으로 보문호수로 방류된 사실과 관련해 ‘오폐수 관로에 문제가 생긴 것은 경주시가 책임지고 조치해야 할 일’이라고 책임 회피성 답변을 했다.

그러나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보문단지 징수 내규까지 마련해 100여 곳이 넘는 보문단지 시설들을 대상으로 단지관리비를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 책임이 무관치 않은데도 불구 세부 사용내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21일 경북문화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984년부터 경주보문관광단지 공동관리비를 받아 왔으며 지금까지 보문단지 ‘공동관리비 분담금 징수 내규’에 따라, 호텔 등 시설물에 대해서 매출액, 공시지가, 부지면적, 건축연면적 등을 평가·산정해 10~20억원에 달하는 관리비를 받아왔다. 특히 경북문화관광공사가 개정한 2013년 8월 징수 내규에 따르면, 분담금 징수대상은 호텔·콘도·여관·상가·골프·종합오락·휴양문화·연수수련·주거시설·공공편의시설 등 사실상 보문단지 내에 있는 모든 시설이 해당한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보문단지 내 호텔의 경우 분담금은 9천만원~9천800여만원, 골프장 2~3억 원대, 놀이공원 2천만원~2억원대, 일반음식점 등은 200여만원으로 책정해 관리비를 받아 왔고, 또 경북도·경주시 출자기관에 해당하는 센터시설에도 수천만원의 관리비를 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징수 내규를 통해 매년 보문단지 입주자에게 영업실적 등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만들었고, 만약 입주자가 자료제출을 거부할 경우에는 ‘합리적 수준(?)에서 분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집어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분담금을 납기일 내에 납입하지 못할 때에는 미납금에 대해서 연체료(12~15%)를 가산한다는 조항도 집어넣고 입주자가 분담금을 체납하거나 고의로 납부를 거부한 때에는 단지 내 공동시설 사용(도로·전기 등)을 제한할 수 있다고까지 해놓아 사실상 영업정지 권한까지 휘두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는 분담금을 △도로·전기·조경·공중화장실·구조물 등 공동시설 보수관리에 소요되는 재료비와 경비, △단지 관리 질서유지, 청소, 공동시설 관리에 종사하는 작업원 및 기능직 직원 인건비 △단지 홍보선전 및 판매촉진비 △단지관리 운영상 공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비 △단지공동관리에 필요한 행정직원 인건비 △덕동댐관리비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관계자는 “공동관리비 분담금은 보통 14억~15억 이렇게 받아왔지만, 공사에서 소요되는 관리비는 매년 22억원 이상이 든다”면서 “예초 작업에 필요한 인력 등 인건비만 해도 한 5~6억원이 소요돼 적자를 보고 있으며 매년 4월께 입주자들에게 분담금 산출 자료 제출을 요청할 때 공동 관리비 집행 현황을 통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지공동관리비 분담금징수내규에는 공사는 분담금의 수입 및 지출결과 등을 매년 결산해 입주자에게 통보한다고 되어있어 분담금 산출 자료 제출을 요청할 때 만 제출한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 하다는 지적이다.

보문단지내 입주 관계자들은 “일년에 업체별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단지 관리비를 받으면서 지금껏 한번도 세입·세출내역을 공개 한적이 없다”며 “오폐수 관리의 1차책임은 경북문화관광공사에 있다고 생각이 들며 도대체 관리비를 받는 이유를 모르겠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납부할수 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주/황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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