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재즈 디바’ 웅산
26일 개막 ‘서울 재즈 페스타’ 총지휘
“한국 재즈 부흥 위해 용기 내… ‘조화’에 초점”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웅산 측 제공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웅산 측 제공

“그동안 재즈 뮤지션들은 ‘겨울’과 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오랜 준비 끝에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고 싶어요.”

국내 대표적인 ‘재즈 디바’ 웅산(본명 김은영)은 이달 30일 ‘세계 재즈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한 ‘2022 서울 재즈 페스타 앳(at) 노들섬’ 행사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사) 한국재즈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는 이달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엿새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린다. 지난해 1월 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웅산은 행사 전반을 기획하고 준비했다.

웅산은 지난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세계 재즈의 날’은 모든 재즈 뮤지션의 잔칫날”이라며 “아끼는 ‘보석함’을 내놓는 마음으로 실력 있는 신인이나 후배 뮤지션을 많은 분께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로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총지휘를 맡은 행사지만, 올해는 특히 신경 쓴 부분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 온라인으로 한 차례 공연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엿새 간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과 직접 마주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웅산은 “실내 공연장은 좌석이 500석 정도인데, 야외 공연은 1천명 정도 참여할 수 있다”며 “총 12번의 무대를 올릴 예정인데 티켓 예매가 시작된 지 20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그는 엿새 간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K팝 혹은 국악만 한국의 것이 아니라 K 재즈도 세계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고 걸출한 인재가 많다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세대를 아울러 100명이 넘는 뮤지션이 총출동하다 보니 이를 조화롭게 엮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웅산은 “한국 재즈의 초석을 다진 1세대,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현역 2세대, 라이징 스타인 3세대가 모두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공연 하나하나에 수십 번 고민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마치 ‘코스 요리’와도 같은 무대들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웅산은 “본격적인 재즈로 바로 들어온다면 체할 수 있으니 입담 좋은 평론가들이 재즈를 설명해주는 공연을 ‘에피타이저’로 넣었고, 블루스 음악 공연과 재즈 음악의 꽃인 빅밴드 공연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화려한 메인은 재즈 올 스타즈 공연”이라며 “20대 젊은 패기의 강재훈 트리오와 국내 재즈 1세대 선배들이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를 부르며 하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날 공연에는 즉흥 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강태환 트리오가 무대에 올라 재즈의 깊은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웅산은 행사를 준비하는 내내 어느 한 부분도 쉽지 않았지만 동료들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모든 공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그는 “난관 다음에 난관, 고난 다음에 고난의 연속이었다”며 “어떤 날에는 너무 지쳐서 울고 싶었지만, 한국 재즈의 르네상스를 위해 다시 힘내자는 생각에 다시 일어섰다”고 떠올렸다.

이어 “사무국 직원 중 일부는 보수도 없이 소명감 하나만으로 모든 일을 해냈다. 음향, 조명, 촬영 등 스태프 모두가 대한민국의 재즈 부흥기를 일궈내자는 마음으로 힘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웅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재즈의 힘이 전해지길 소망했다.

“재즈라는 음악을 모두 다 알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재즈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면 지금 바라보는 시야에서 한 단계 더 넓게, 그리고 높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인생의 기분 좋은 선물과도 같죠.”(웃음)

웅산은 행사가 모두 마무리되는 5월에는 ‘재즈 보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는 5월 말부터 녹음을 시작해 9월 중 정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