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농업 환경 개선 사업’ 진행
군민 2천여 명 현재까지 8억 모금
초교 신축·식수관 개설 등 지원

2017년 칠곡군민의 성금으로 만든 식수탱크의 준공식에 참석한 백선기 칠곡군수. /칠곡군 제공
[칠곡] 6·25 전쟁 당시 도움을 준 에티오피아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9년간’ 은혜를 갚은 칠곡군민들의 남다른 ‘에티오피아 사랑’이 주목받고 있다.

6·25 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칠곡군은 2014년부터 에티오피아 ‘교육·농업 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해 현재까지 군민 2천300여 명이 8억원을 모금했다. 지난달 기준 월 정기 후원자는 713명으로 매월 1천만원의 성금이 모금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6천여 명을 파병해 630여 명이 죽거나 다친 아프리카 유일의 참전국으로, 호국과 평화를 도시의 정체성으로 생각하는 칠곡군민은 에티오피아를 돕는 것을 당연한 의무로 생각하고 있다.

칠곡군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은 군 예산 없이 각계각층의 주민이 자발적으로 기탁한 소액 후원으로만 진행된 점에서 의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현역 복무를 하면서 받은 월급을 아껴 200만원을 기부한 강경우(24)씨로부터 할아버지가 폐지를 팔아 모은 쌈짓돈까지 가슴 따듯한 사연까지 담겨있다.

칠곡군은 현재까지 군민들이 기부한 성금을 월드비전을 통해 에티오피아 디겔루나 티조 지역에 초등학교 3곳을 신축하고 초등학교 21곳의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선했다. 또 식수관 16㎞를 개설하고 식수 탱크 9개, 식수대 14개를 마련하는 등 교육과 농업 분야 지원을 이어갔다.

이러한 에티오피아 사랑은 3선 연임제한으로 오는 6월 임기가 끝나는 백선기 칠곡군수로부터 시작됐다.

백 군수는 보훈에는 국경이 없다는 신념과 결초보은(結草報恩) 정신으로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2014년 열린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평화의 동전 밭을 조성해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알렸다.

이어 군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하고자 군수 주관으로 기탁식을 진행하고 칠곡군에서 발행하는 소식지를 통해 기탁자 이름을 알렸다.

2015년, 2017년 두 번에 걸쳐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그는 현지 상황을 파악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에티오피아 디겔루나 주지사는 “칠곡군을 통해 깨끗한 식수와 양질의 교육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더 밝은 미래를 위해 힘써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칠곡군민의 마음과 정성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선기 군수는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들 듯 군민들의 작은 정성이 모여 큰 기적을 이루어 냈다”며 “9년 동안 결초보은과 인류애를 실천해 온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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