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릉도에서 응급환자를 싣고 포항으로 나온 5천t급 미래 15호
을릉도에서 응급환자를 싣고 포항으로 나온 5천t급 화물선 미래 15호.

울릉도에서 발생한 응급환자 2명이 기상악화로 육지 후송수단이 끊기자 무려 10시간 걸리는 대형 화물선으로 후송됐다.
 
울릉군보건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8시30분께 A씨(40‧포항시)가 작업 중 우측 눈에 이물질이 튀어 각막손상을 입고 의료원을 찾았다.
 
오후 2시30분께는 울릉주민 B씨(75‧서면남양리)가 안구 출혈과 혈종을 호소하며 울릉군보건의료원 찾았다. 환자 2명 모두 울릉의료원에서는 수술할 수 없는 상태였다.
 
울릉군보건의료원은 육지 대형병원으로 후송키로 하고 경북소방본부, 중앙119구조본부, 동해해경에 헬기 후송을 요청했지만 동해상에 내린 기상특보로 인한 강풍으로 헬기 운항 불가 통보를 받았다.
 
동해상의 기상악화로 여객선은 이미 이틀째 운항이 중단된 상태였다.

환자 후송을 고민하던 울릉군보건의료원은 때마침 이날 오후 4시 포항으로 떠나는 5천t급 화물선 미래 15호에 태워 보냈다.
 
화물선은 다음날인 4일 새벽 4시 포항에 도착했다. 환자가 종합병원에 후송되는데 무려 10시간 30분이나 소요됐다.

울릉군보건의료원은 “환자 상태가 촌각을 다투지 않고, 응급처치를 했기 때문에 도착 즉시 종합병원으로 가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주민들은 “겨울철에는 기상악화가 잦아 울릉도에 사는 게 불안하다”며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아예 육지에서 생활하지만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헬기가 뜨지 못하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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