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자’서 첫 주연·첫 악역 맡아
“20대에 할 수 있는 작품 하고 싶어”

우도환.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우도환(27)이 ‘사자’로 첫 영화 주연이자 첫 악역에 도전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우도환은 “판타지 요소가 들어간 악역이라 도전해 보고 싶었다. 매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악을 퍼뜨리는 검은 주교 지신을 연기했다. 지신은 겉으로는 클럽을 운영하는 사장이지만 실제로는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어둠의 의식을 치르는, 격투기 챔피언용후(박서준)와 구마 사제 안 신부(안성기)와 대립하는 인물이다.

우도환은 “처음엔 지신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털어놨다.

“단순한 살인마도 아니고, 결핍이 있어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느낌도 아니고요. 참고 자료도 없었죠. 그래서 악을 숭배하는 말과 동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죠. 그러다 아예 지구에 없는 말을 만들어냈어요. 클럽을 운영하는 설정도, 어두운 공간에서 혼자 기도하는 모습과 대비되는 장치였죠. 지신은 많은 사람과 함께 지내는 인물이지만, 그 안에는 악이 있거든요. 이렇게 여러 면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지신을 구체화하기 위해 실제 그림을 그려봤다고 한다.

“어떤 옷을 입을 것이고, 어떤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지 일단 그려봐요. 행동의 이유도 쓰고요. 이 그림과 스크린에 표현된 지신의 모습이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속에서 지신이 어쩌다 검은 주교가 됐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우도환은 이 공간도 채워 넣었다.

“아버지를 잃은 후 세상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이후 안 신부를 만나게 되면서 신을 믿게 된 용후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마 지신도 고아로 자랐을 것이고, 나약해지고 힘들었을 때 검은 주교가 와서 속삭이지 않았을까요? 힘들 때 튼튼한 동아줄이 없었기 때문에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았을 것 같아요.”

어둠의 의식을 치르는 장면은 실제 자신이 기독교 신자인 덕분에 “더 이해됐다”고 말했다.

우도환은 “저도 여러 기도를 하지만, 가장 크게 외칠 때는 힘들 때다. 그때 도움을 받으면 믿음이 커질 것이고, 지신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용후와 지신의 액션 장면을 위해 우도환은 일주일 동안 매일 7시간씩을 뱀 비늘 분장하는데 쏟았다.

“매우 두꺼운 ‘수트’였는데, 무겁기도 하고 파충류처럼 징그럽기도 했어요. 그래도 오랜 상의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 전 만족했죠.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크랭크업했는데, 후련하면서 아쉽기도 하더라고요.”

2016년 영화 ‘마스터’로 얼굴을 알리고 이후 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2016), ‘구해줘’(2017), ‘매드독’(2017), ‘위대한 유혹자’(2018)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우도환은 끊임없이 일하고 있다.

그는 “한동안 압박을 느껴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한동안 앞만 보고 가려고 했었어요.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는데, 그만한 그릇이 안 됐었나 봐요. 그때는 힘든지도 모르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사자’를 만났는데 그 이후로 ‘오늘을 재밌게 살자’라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사자’가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이죠.”

우도환은 “아직 해보지 못한 역할이 너무 많다”며 “얼마 남지 않은 20대에 할 수 있는 작품들을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