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라온마’·‘배드파파’ 출연
“언젠가 레인보우 기념 앨범도”

“보기 괴롭다는 시청평도 있었죠. 하지만 내가 힘들 때 너무 판타지 같은 것을 보면 현실로 돌아왔을 때 괴로운데, 힘든 작품을 보면 오히려 위로가 될 때가 있잖아요. ‘배드파파’도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MBC TV 드라마 ‘배드파파’에서 광역수사대 에이스 형사 차지우로 변신한 그룹 레인보우 출신 배우 김재경(30)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강남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마지막에 지우가 아버지의 손에 수갑을 채웠지만 그게 새드엔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죗값을 받고 뉘우칠 기회를 준 것이다. 미래에 부녀의 관계가 나쁠 것 같지 않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액션이 동반된 형사 연기에 도전했다.

“예전에 액션스쿨에서 배운 걸 떠올리며 열심히 했는데 현장에서는 또 다르더라고요. 발 한 번 차고 펀치 한 번 했을 뿐인데 다음 날 갈비뼈까지 아팠어요. 그 후에 장혁 선배님의 액션 연기를 보니 수많은 노고가 보이고, 정말 멋있더라고요.” 그는 그러면서 “장혁 선배님이 이번에 틈틈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제가 좁게 볼 때면 늘 다른 시각에서 캐릭터를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승마를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있어 대화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위해 나무엑터스에 둥지를 튼 김재경은 이적 후 1년 반은 오디션에서 매번 낙방해 ‘강제 휴식’을 했지만, 올해는 OCN ‘라이프 온 마스’에 이어 ‘배드파파’까지 연이어 출연하며 풍성한 수확을 했다.

“2018년 새해에 소망한 게 ‘연중무휴’였는데 꿈을 이뤘어요. 그래서 내년 소망도 연중무휴예요. (웃음) 새 소속사에 오고 계속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처음에는 낙심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큰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 같았죠. 그래서 ‘내가 준비되면 배역이 올 것’이라고 마음을 비우니 신기하게도 오디션에서 계속 합격하더라고요.”

걸그룹으로 수년간 활동한 데다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김재경이기에 처음 연기에 입문했을 때는 선입견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김재경은 “아무래도 초반에는 톱스타 같은 화려한 배역을 많이 맡았다”며 “그래서 이번에 지우 역할이 제겐 중요했다. 다른 나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끈끈한 팀워크로 유명한 레인보우 멤버들은 각자 다른 길을 가더라도 그에게 여전히 ‘전우’다.

김재경을 포함한 레인보우 멤버들은 최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면서 과거 무대 활동을 많이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다들 눈물을 펑펑 쏟았다더라”고 했다.

“서로 연기 모니터링도 해주고, 워낙 자주 만나요. 20대에 만난 제 인생의 큰 복덩어리들이죠. 이번에 ‘배드파파’ 칭찬도 많이 들었어요. 무대가 그립지는 않냐고요? 최근 레인보우 9주년 파티에서도 레인보우 노래들을 다 불렀는데요. (웃음) 언젠가는 기념 앨범을 낼 날도 오지 않을까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