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비행장서 시험 비행
마린온기 10m 상공서 추락
탑승 6명 중 1명 병원 이송
군, 정확한 경위 조사 착수
항공단 창설계획 차질 우려

▲ 17일 오후 4시 46분께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정비 후 시험비행 중이던 해병대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지상 약 10m 상공에서 추락해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군 관계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 17일 오후 4시 46분께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정비 후 시험비행 중이던 해병대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지상 약 10m 상공에서 추락해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군 관계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해병대가 자체 항공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도입한 상륙기동헬기가 시험비행 중에 추락, 6명의 사상자를 냈다.

17일 해병대 1사단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6분께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정비 후 시험비행 중이던 해병대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이륙 직후 지상 약 10m 상공에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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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로 헬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조종사 김모(45) 중령, 부조종사 노모(36) 소령, 정비사 김모(26) 중사, 승무원 김모(21) 하사, 승무원 박모(20) 상병 등 탑승인원 6명 중 5명이 숨졌다. 정비사 김모(42) 상사는 의식불명 상태로 울산대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상사는 병원 도착 당시 안면부와 양쪽 무릎 등에 찰과상을 심하게 입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헬기는 활주로에 추락한 뒤 전소됐다. 헬기가 활주로에 추락하자 군과 소방관들이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진화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고현장에는 해병대 1사단장과 해군 6항공전단장, 헌병대 등 관계자들이 상황 수습을 지휘했다. 해병대 1사단 관계자는 “사고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락한 헬기의 정식 명칭은 마린온(MARINEON)으로, 해병대의 영문 표기인 ‘마린(MARINE)’과 최초 국산기동헬기‘수리온(SURION)’을 합친 단어다. 고유 임무인 상륙작전이나 신속기동작전, 교육훈련, 재해재난지원 작전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해병대에서 직접 인수했다.

주요 재원은 길이 19m에 높이 5m, 폭 3.5m며, 최대 순항속도는 시속 265㎞이다. 9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기본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육상과 해상 및 함정 환경에 적합하게 개발된 마린온은 기체 내 해수방염 처리로 부식을 예방했고, 주로터(헬기 회전익) 접이장치를 추가해 좁은 함정 내 운용이 쉽도록 설계됐다. 비행 중 이물질 제거를 위한 윈드쉴드 세척액 분사장치와 장거리 통신용 HF 무전기, TA(전술공중항법장비), 보조연료탱크 등도 설치됐다. 그러나 기존 수리온 헬기에 부품을 추가 및 개조하면서 헬기 안정성 및 활용도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앞서 해병대는 지난 1월 10일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서 상륙기동헬기 1, 2호기 인수식을 가졌다.

당시 포항을 방문했던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이 직접 사고 헬기에 탑승해 지휘비행을 하는 등 지난 1973년 해군 통합 이후 45년만에 자체 항공 전력을 구축하게 된 해병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오는 2021년 해병대 항공단 창설 계획을 진행하고 있던 해병대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에서는 오는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마린온을 전력화해 마린온 28대를 확보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오는 2026년까지 공격헬기도 18대 도입한다는 가정 하에 최종적으로 상륙기동헬기 36대와 공격헬기 24대 갖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헬기 추락사고로 헬기 안정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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