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독서모임①
포항시립대잠도서관 `인문고전읽기`

▲ 포항시립대잠도서관 인문고전읽기의 지난해 모임 모습. /포항시립도서관 제공

어느 철학자는 “책을 읽읍시다. 독서는 가장 내실 있는 수련입니다”고 했다.

지난해 바쁜 일상에 쫓겨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면 올해엔 정말 책과 친해지는 한해가 되도록 해보자.

독서는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물론 힘과 용기를 얻어 변화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독서하는 습관이 들지 않았을 때는 독서회에 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럿이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책을 훨씬 풍부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읽으면 독서가 훨씬 재미있고 효용도 높아진다.

책 읽기를 즐기는 독서모임 4곳을 차례로 소개한다.

2014년 창립해 4년간 활동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오이스퀼로스 비극전집`
`그리스신화`까지
월요일, 서길원씨가 강의 맡아

월요일이면 고전을 읽기 위해 도서관으로 가는 이들이 있다. 포항시립대잠도서관에서 `위대한 저서 목록`에 나오는`인문고전을 함께 읽는 강좌`가 3층 세오녀방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3월부터 12월까지 한 학기에 한 권의 고전을 읽는 목적은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아닌 라틴어에서 바로 한국어로 완역된 원본 그대로를 완독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내용의 줄임이나 오역이 없는 온전한 이야기 그대로의 고전을 회원들이 강사와 함께 읽어낸다.

지난 2014년 창립해 현재까지 만 4년을 활동했다. 그동안 첫 해에`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다음 해에 `아이스퀼로스 비극 전집`,`소포클레스 비극 전집`을 자세히 살폈다. 3년째인 2016년에 `돈키호테` 1권과 `걸리버여행기`를 읽고 지난해 상반기에 `캔터베리이야기`를, 하반기에 `모비딕`을 읽었다. 내년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읽을 것이라고 한다.

고전은 신화를 아는 사람이 읽는 책이라 하니 `그리스신화`가 필독서다.

이 모임에 처음부터 참여한 노미영씨에게 왜 고전을 읽느냐고 물었다. 그는 지금은 사라진 영웅들의 삶을 읽다보면 현재를 살고 있는 소시민으로서 조금은 더 고양된 자신의 삶에 눈을 뜨게 된다고 한다. 불멸의 신을 보며 필멸의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 비극 이야기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은 비극을 통해서 인간의 감정을 승화시킨다고 봤다. 인간 본연의 희로애락은 비극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비극이야말로 진정한 문학이라 여긴 그들은 비극경연대회를 열만큼 슬픈이야기에 빠졌고 경연대회에 참여한 이야기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것을 호메로스가 정리했다.

기원전 1350년에서 1100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트로이 전쟁을 전 세계적인 유명한 이야기로 만든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를 읽다보면 100여 명의 장수가 등장한다. 어느편인지 자꾸만 헷갈려서 집중하기 위해 청팀 백팀으로 나눠서 이름을 종이에 적어놓고 끊임없이 찾아가며 읽어야 했다고 하니 녹록치 않은 작업이었을 거라고 짐작해 본다. 모임의 살림살이를 맡은 총무가 다음시간에 빠진다고 해서 왜 못오냐고 누군가 물으니 헤카톰베를 해야해서 바쁘다고 했단다. `일리아스`를 함께 나눈 사람들은 모두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100마리 소를 제물로 바치는 제사란 의미이니 대부분 회원이 주부인 고전읽기반이라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위대한 저서 목록`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나온 도서목록이다. 이런 깊은 독서를 이끄는 강사는 대구고전읽기모임인 파이데이아에서 오랫동안 간사로 활동한 서길원씨다. 그는 역사교육과를 나와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대구중앙도서관에서도 같은 이름의 강의를 하며 고전에 해박한 지식을 회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3월부터 12월까지 2, 4주 월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열띤 토론이 펼쳐진다. 이런 유익한 수업이 무료이며 포항시민 누구나 신청가능하다니 올 봄에는 대잠도서관으로 달려가 봐도 좋겠다. 25명 선착순. 참여방법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2월 중순부터 신청. 문의 270-5676.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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