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독서모임⑷ 그림책꿈연구소

▲ 그림책꿈연구소 회원들은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글과 그림을 함께 읽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그림책꿈연구소의 독서토론 모습. /그림책꿈연구소 제공

30~40대 주부 10명이 테이블 양쪽에 앉아 그림책 토론을 하고 있다. 오늘 책을 읽어주는 김민정 회원의 손에는 유라 슐례비츠의 `내가 만난 꿈의 지도`가 들려 있다. 지난 주 집에서 혼자 읽은 내용을 회원들에게 읽어주기를 하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을 읽어 주는 데 10분 정도가 걸렸다. 회원들은 이어서 그림읽기, 공감하기, 각자의 삶과 비교하기 등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대개 하루 모임에 4~5권의 그림책을 읽는다고 한다.

보이는 것 너머 진실에 천착
다양한 의견·통찰력 배워
힘들고 지칠때 큰 힘과 위안

그림책 독서 모임인 그림책꿈연구소. 4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장수 독서클럽이다. 독서지도사나 그림책지도사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들이 모여 지식과 지혜를 나눈다. 여기에는 회장, 부회장이 없고 모두가 의장이다. 누구나 의장으로서 모임을 소집할 수 있다. 회원 12명이 보통은 2, 4주 금요일 아침에 포은중앙도서관에서 토론을 한다. 최근에는 데이비드 스몰, 사노 요코, 유리 슐레비츠의 책을 읽었다.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정기모임에서는 독서 외에도 영화 감상 등 다양한 경험을 한다.

장미경 회원은 “카이사르가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말했듯이 같은 책을 읽어도 개개인이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 다르다”며 “모임에 나오면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데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나영 회원은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폴란드 출신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 두 권을 추천했다. 그 중`마음의 집`과 `블룸카의 일기`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강렬하고 개성적인 그림으로 뿜어내고 있어서 기실 어린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고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진실을 천착하고 있어 힘들고 어려울 때 큰 힘과 위안이 되고 현실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도 지혜를 제공한다”고.

회원들은 “그림으로 이뤄진 책인 그림책은 무엇보다 누구나 손쉽게 짧은 시간에 읽어 낼 수 있어 10번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그렇게 반복해 읽을 때마다 생각들이 현재의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하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힘을 주기도 하고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기도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림책을 읽다보면 청소년들과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거나 어르신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들을 만납니다. 세대간의 소통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림책으로 영유아와 어르신들에게 읽어주기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어르신들에게 회상의 시간과 행복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은 “책과 친구가 되지 못하더라도 서로 알고라도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책과 친해지지 못한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책을 옆에 두라고 당부한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두가 궁금해하는 시절이다. 역사적으로 효용이 증명된 독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다. 우선 그림책을 한 권 사서 읽어보시라. 집중력과 마음치유에 도움을 주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할 것이다. 좋은 경험을 거치면서 내가 성장하고 나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법이다.

<끝>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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