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8년 6월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일대에 조성된 LG태양광발전단지 내부에 설치된 태양광 집광판(모듈). 이곳에서는 태양광발전으로 매년 1만2천t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2010년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이라는 독일의 한 도시가 민·관·학계가 모두 힘을 합쳐 에너지 자립마을로 성장해갈 때, 그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효율성을 따져 대규모 발전시설보다 소규모·자립형 발전을 중심으로 나아가려 할 때, 신재생에너지사업의 긍정적인 효과가 점차 연방국가 독일의 다른 도시로 확산해 갈 때, 아직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대한민국에서는 굳이 잘 생산·소비되고 있는 화력, 원자력발전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변환해야 한다는 이유와 목적이 없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해외 선진사례로써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개념만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달랐다. 발 빠르게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는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모든 곳에서 `친환경`이 `세계화`의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포착했기 때문이었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이었던 화석연료를 포함한 기존 발전사업들을 계속 추진했을 때, 점차 고갈돼 가는 원료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 당연했고, 그에 따른 가격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 다분했다.

신재생에너지의 무한한 에너지원을 기술력으로 뒷받침해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경제성과 친환경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해외 몇몇 성공사례들을 분석한 LG그룹이 그 선두주자로 나섰다.

에너지 자립도시 포항 만들기

1. 문 정부와 탈원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2. 독일은 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시작했을까
3. 에너지 자립도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4. 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과거와 현재
5. 포항의 에너지 미래, 지방분권시대에 맞춰

태안군 태양광발전단지 생산 전기
태안 인구 40%가 1년간 사용 가능
김천·영월 등 태양광발전소 조성으로
소득과 일자리 창출로 연계돼

`에너지자립마을` 실현 위해
대기업·대규모 사업 아닌
지자체 차원의 발전 방향 모색해야

□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 경제성 확인

지난 2008년 6월. 충청남도 태안군에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섰다.

신재생에너지특구로 지정된 지역에서 완공한 첫 번째 에너지단지였다.

3개월 뒤인 9월 3일 ㈜LG가 100% 출자해 설립한 LG솔라에너지는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일대에 조성된 태양광 발전단지 준공식을 가졌다.

이 태양광발전소는 국내에 설치돼 가동 중인 발전소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지어졌다.

1천100억원이 투자됐으며, 폐염전 위에 조성된 들판, 29만5천166㎡(약 9만평)의 넓은 부지에는 1개당 170~22W의 발전용량을 보유한 집광판(모듈) 7만7천182장이 설치됐다.

태양전지 모듈 하나는 70인치 PDP 패널 크기로, 156㎜의 정사각형 태양전지 60개로 구성돼 있다.

LG솔라에너지가 완공 이후 두 달간 시험운전을 한 결과, 발전소는 21억 2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업성은 충분했다.

LG 측은 이후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에 1㎾당 677원에 판매해 연간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8년 당시 전력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시세는 ㎾당 100원 수준이었다. 차액인 577원은 발전차액제도(FIT)를 통해 정부에서 지원했다.

전기 생산량은 14㎿, 이산화탄소 저감량은 연간 1만2천t이었다. 지구온난화를 유발 및 이를 가중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 탄소배출권으로 환산하면 28만5천달러, 약 3억 7천900만원 규모다. 생산된 전력은 태안군 인구 2만 가구 가운데 40%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었다.

LG에 이어 삼성도 곧장 태양광발전에 뛰어들었다.

2009년 1월 31일 삼성에버랜드는 경북 김천시 어모면 일대에 경상북도·김천시와 MOU를 맺고서 태양광발전단시를 추진, 준공했다.

김천은 기후가 일사량이 풍부하고 연중 안개가 없으면서 적당한 바람이 부는 통풍 등 특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왔다. 특히, 태양광발전소 후보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남해안 지역보다 연중 내리는 비와 눈이 적다는 입지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태양광 발전시설 부지 58만4천550㎡에서 생산된 전력량은 8천 가구가 연간 사용 가능한 2만6천MWh였다.

이에 따른 원유 수입 대체 효과는 4만 배럴(bbl)이며, 화석 에너지 대체 효과는 6천TOE(Ton of Oil Equivalent, 석유환산톤을 의미하며 1TOE는 11.63MWh),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는 연간 1만700t에 달한다.

태양광발전은 25℃의 적정 온도에서 가장 효율이 좋다. 때문에 이곳은 모듈의 온도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발전단지 부지에 잔디를 심어 지열의 영향을 줄이고 있다.

25℃ 기준으로 모듈 온도가 1℃씩 상승하게 되면 출력이 0.4% 정도 떨어진다. 열 차단으로 하루 약 1천472kWh의 전력을 더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물 분사 시설을 설치해 모듈의 빛 투과율을 높여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꾸준히 생산시설의 부수적인 부분들을 중점으로 출력을 높이고 있다.

▲ 경북 김천시 어모면 일대에 조성된 김천태양광발전단지 전경.
▲ 경북 김천시 어모면 일대에 조성된 김천태양광발전단지 전경.

□ 지역 상생 발전 모델, 강원도 영월

이미 한반도 전역에는 이와 같은 대규모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단지가 다양하게 조성돼 일정 부분의 전력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리고 단순한 대규모 발전시설을 떠나 지역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도 거둬들이고 있다.

대규모로 지어진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은 화석연료와 원자력발전을 천천히 대체하고 있다.

강원도에는 현존 국내 최대의 태양광발전소인 영월태양광발전소가 있다.

영월군 남면 연당리 두메산골에 위치한 발전소는 바위산을 깎아 만든 30만 평 규모의 발전시설에 300W 용량의 태양광 패널 13만장이 설치돼 시간당 40M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하루 전기 생산은 약 160MW다. 이 전력량은 4만 명의 영월군 주민들이 모두 쓸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이곳은 태양광 패널을 7m 높이의 H빔 위에 설치해 태양광 패널 아래 지면을 `명이나물`로 알려진 산마늘 재배 단지로 만들었다.

초기 투자비 1천400억원 중 30%를 단지 조성에 투자해 지역 영농조합에 임대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물론 소득 창출로까지도 연계될 기회가 제공됐다.

영월발전소는 준공 이후 매년 1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앞으로 산마늘 밭고랑 사이에 승마코스 등을 만들어 세계 최초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겸비한 복합영농단지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 이제는 독일처럼, 선택과 집중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의 3MW 초과 발전사업 허가현황(2017년 8월 29일 기준)을 보면 2001년을 시작으로 총 860여 건의 사업 허가가 났다.

특히, 2010년부터 석유·석탄, 가스, 원자력 등 기존 에너지원을 활용한 발전보다 풍력, 태양광, 바이오 매스,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매년 허가건수가 30여 건씩 증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인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보급 정책으로 관련 사업은 당분간 계속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정된 국토에서 모든 발전시설을 수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생활에 신재생에너지가 접목되지 않는다면, 상업성을 노리는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 뻔하다.

프랑크푸르트의 `기후보호를 위한 마스터플랜 100%`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 주도에서 도시 주도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발전시설보다는 소규모에 집중하고, 도시에서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에너지를 찾아 원인을 제거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제는 계속해서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근육을 단련하고 군살을 제거해야 할 때이다.

이미 정부에서는 기틀을 마련해가고 있다. 남은 건 `에너지자립마을`로 성장할 지자체의 의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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