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가치·영구 보전 위해
안용복기념관 전시실에 설치
독도폭격 어민희생자 위령제도

▲ 지난달 29일 안용복기념관 독도조난어민위령비 앞에서 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원들이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 /김두한기자

【울릉】 독도에서 조업 중 미 공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어민들의 넋을 기렸던 `독도조난어민위령비`가 60여 년 만에 새로 안치되고 영혼을 기리는 독도폭격어민희생자 위령제도 거행됐다.

울릉도 유일의 독도민간단체인 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회장 정장호)는 지난달 29일 안용복기념관 2층 전시실에서 독도조난어민위령비안치 및 폭격어민희생자 위령제를 올렸다.

위령제는 1948년 6월 8일 미국 공군 폭격으로 희생된 울릉·강원도 어민들을 추모하고자 당시 조재천 경북지사가 1950년 6월 8일 동도에 위령비를 건립했지만 유실됐다가 최근 발견돼 안치식과 함께 진행돼 의미가 컸다.

독도조난어민위령비는 50년대 초 대한민국이 독도에 행정력이 행사하게 된 사례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 하지만 50년대 후반(태풍 사라호 영향으로 추정) 유실됐고, 경북도가 지난 2005년 광복 60주년을 맞아 독도에 새로 복원했다.

옛 위령비는 지난 2015년 독도 수중 탐사 중 발견됐다. 높이 136㎝, 넓이 43㎝, 두께 19㎝ 크기의 오석으로 `獨島遭難漁民慰靈碑`(독도조난어민위령비)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울릉군 독도박물관은 곧바로 인양, 염분을 빼기 위해 2년간 특수 제작된 수조에서 탈염작업을 진행한 뒤, 안용복기념관 전시실로 이전, 이날 위령제와 함께 안치했다.

푸른 울릉·독도가꾸기회 등 독도관련 단체는 발견된 어민위령비는 당초 자리에 설치하는 게 맞지만, 독도 현지에 이미 복원했기 때문에 역사적 가치, 영구 보전을 위해 실내 설치로 의견을 모았다.

이승진 독도박물관관장은 “당시 패전국 일본이 미국과 친해 일본 어부가 독도에서 조업했다면 폭격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위령비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증거이며 동시에 대한민국이 독도를 지배한 행정적 관할권을 행사한 증거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정장호 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장은 “억울하게 숨진 어민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보상도 받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달래기 위해 우리가 명예회복 및 보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