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경주문화엑스포`
칠곡군, 직원 대거 파견
문화공연 등 행사 하나 없이
특산품 부스 한 곳만 운영
일정도 개막식·부스 관람 외
모두 관광지 방문으로 짜여져

칠곡군(군수 백선기)이 오는 11일부터 12월 3일까지 베트남의 수도 호찌민에서 열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에 공무원을 35명이나 파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칠곡군은 이번 엑스포 행사에서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문화공연은 일체 하지 않고, 지역특산품 홍보 부스(9㎡ 규모) 하나만 운영한다.

칠곡군은 이번 엑스포 행사에 홍보부스를 관리하는 공무원 3명과 개막식 참석 및 문화교류, 벤치마킹을 위한 32명의 공무원 등 모두 35명을 파견한다. 하지만, 인근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파견하는 공무원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미시의 경우 첨단 ICT 중심도시 이미지와 지역 기업제품 등을 홍보하는 부스에 3차례에 걸쳐 공무원 3명을 파견하고 호찌민 특설무대에서 공연할 발갱이들소리보존회의 공연을 인솔하는 공무원 2명을 파견하는 등 총 5명의 공무원만 파견한다. 김천시도 홍보부스 운영을 위한 공무원 3명과 빛내농악단 공연 인솔자 3명, 통역 1명 등 7명을 파견한다.

반면에 칠곡군은 공연이나 홍보 업부와 전혀 관련이 없는 공무원 32명의 파견을 위해 군비 4천800만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칠곡군은 9일 1차 선발대로 17명을, 22일 2차로 15명의 공무원을 3박5일 일정으로 호찌민에 보낸다.

이들의 일정을 살펴보면 1차 선발대는 오는 11일 개막식 참여와 12일 엑스포 부스 관람 외에는 호찌민·구찌·미토·붕타우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짜여있다. 2차로 가는 공무원들도 시차만 날뿐 일정은 마찬가지로 짜여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혈세로 공무원들 관광을 시켜준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호찌민에서 칠곡군 공무원들이 문화공연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30명이 넘는 인원이 갈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아직도 시민들이 낸 세금을 눈 먼 돈으로 알고 있는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칠곡군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란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다른 시·군의 공연팀들은 3~5년 이상 전문적으로 준비한 팀들이지만, 칠곡군에는 아직 그런 대표적인 공연팀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엑스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공무원 인원들을 동원해 참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칠곡군은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문화단체 관계자는 “칠곡군은 매년 수많은 예산을 들여 세계인형음악극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면서, 공연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연팀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이건 누가봐도 군이 공무원들에게 선심성 해외여행을 보내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칠곡/김재욱기자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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