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2번째 미니앨범 쇼케이스
“차트 욕심보단 팬들이 만족했으면”

▲ 가수 임창정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미니2집 `그 사람을 아나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임창정은 연례행사처럼 새 앨범을 낸다.

2015년 `또 다시 사랑`과 지난해 `내가 저지른 사랑`으로 가을 차트를 장기집권한 데 이어 올가을에도 신곡으로 3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그는 지난 23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그 사람을 아나요` 발매 쇼케이스를 열고 “1년에 한 번 앨범을 내고 노래하는 것이 굉장한 기쁨이다. 제 삶의 1번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평소 떠오른 악상과 가사가 생각나면 365일 휴대전화에 저금하듯 담아놓고는 한번씩 꺼내놓는다.

이번 타이틀곡 `그 사람을 아나요`도 `내가 저지른 사랑`을 함께 만든 작곡가 멧돼지와 의기투합한 발라드다. 비음 섞인 특유의 고음과 공감 가는 가사가 무척 대중적이다. 그는 “가을에 외로우시거나 누군가 그리워할 때 도움이 됐으면 하고 만든곡”이라고 했다.

`임창정 표` 발라드란 말이 생길 만큼 그의 음악적인 변화는 크지 않다. 변신을 강박처럼 여기는 가수들과 달리 그는 늘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발라드를 내놓지만 대중적인 호응을 얻는 힘이 있다.

그는 변신을 안 해도 통하는 이유를 묻자 “난 변신을 한다고 한다. 매번 코드와가사를 달리 써본다”고 웃으며 “이번엔 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믹싱이 끝나면 다 똑같이 들린다. 아무래도 `늑대와 함께 춤을`과 `문을 여시오`처럼 장르가 다른 노래여야 변신이 되는 것 같다. 같은 장르에선 안되더라”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올드하지 않게 느껴지는 비결로는 세대가 달라져도 사랑의 감정이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옛날 사랑과 지금 아이들의 사랑이 방법은 다르더라도 그 모양은 같다고 생각해요. 누구를 애틋하게 사랑하고 걱정하고 보고 싶은 것은 100년 후에도 같을 것 같아요. 그 감정은 세계 만국 공용어처럼 통하니까요. 전 발라드란 장르 안에서 제가 가진 최선의 진정성, 진실함을 끄집어내 표현하려고 하죠.” 그런 덕인지 임창정의 노래는 유독 남자들의 노래방 애창곡(18번)으로 널리 불린다.

그는 “`그 사람을 아나요`는 `키`를 내리지 않고 부를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라며 “나도 `내가 저지른 사랑`은 노래방에서 원래 음높이로 부르지 못한다. 이번 노래는 어렵게 들리지만, 가사가 많아 그렇지 높지 않다”고 웃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과 맥을 같이 하는 발라드 2곡이 더 수록됐다. 여성 신예 보컬 제이닉과 하모니를 이룬 `가지 말아달라 해요`와 옛 연인을 잊지 못하는 슬픈 마음이 담긴 `너를 꺼내는 이유`다.

그는 이날 제이닉과 듀엣을 라이브로 선보이고는 “신인인데 목소리가 굉장히 좋았다”며 “어린 친구답지 않게 목소리가 성숙하고 시원시원했다. 제가 잘 될 것 같은 사람을 잘 알아본다”고 칭찬했다.

제이닉은 “이 곡으로 데뷔하게 됐다”며 “처음엔 소속사 대표님이 (임창정과의 듀엣을 제안해) 거짓말하시는지 알았다. 로또를 맞은 기분이었다”고 화답했다.

임창정은 올해 여러 변화가 있었다. 지난 1월 재혼한 데 이어 가족과 제주로 이주했다. 그는 쇼케이스가 끝나면 바로 공항으로 가 제주로 퇴근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는 제게 다사다난한 해였어요. 인생의 전환점이 된 해죠. 아이들도 원해 제주로 내려갔는데 지금은 집을 빌려서 살고 있죠. 서울에 살면서 제주를 갈 때의 느낌과 제주에 살면서 서울에 일하러 올 때의 느낌이 달라요. 다른 생활 패턴이어서 일을 할 때 많은 에너지를 줍니다.” 그러나 그는 “생활 터전이 바뀌었다고 (음악 생활이나 창작물에) 변화는 없는 것 같다”며 “단지 자꾸 제주의 하늘을 떠올리며 가사를 쓰긴 하는데 그런 부분이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새 앨범이 공개된 같은 시각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신보도 함께 출시됐다.

또 트와이스를 비롯해 쟁쟁한 가수들이 줄줄이 컴백 대기 중이다.

그는 “에픽하이의 공연 게스트로 서기로 했는데 같은 날 앨범이 나오는지 몰랐다”고 웃으며 “또 세 아들은 트와이스를 좋아해 제 노래를 틀면 트와이스로 바꾸라고 한다. 내가 트와이스 노래를 다 안다. 얼마 전 트와이스 팬미팅에도 아들들과 티켓을 사서 다녀왔다. 트와이스 포에버, 파이팅”이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음원 차트 정상을 기대하느냐는 물음에는 “차트 욕심은 나지만 내가 2015년 팬들의 바람으로 앨범을 내 잘 됐듯이 팬들이 만족하면 나도 만족”이라며 “그때 이후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는데 하늘에서 보너스를 준 것 같다. 내 인생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이도 있으니 행운을 더 주시면 감사히 받겠지만 나만 잘되는 것을 원하진 않는다. 난 1위를 해봤으니 후배들도 큰 사랑을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