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산 624홈런 등
셀 수도 없는 대기록 남겨
뛰어난 인성까지 더해
`국민타자` `라이언킹` 명성
3일 홈구장 대구서 은퇴식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라이온즈)이 23년간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삼성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이승엽 은퇴식을 연다.

<관련기사 16면> 이승엽은 한국과 일본프로야구에서 23년간 뛰면서 한일통산 624홈런이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작성하며 역대 최고의 홈런타자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국내리그인 KBO리그에서만 통산 465홈런(10월 1일 현재)으로 양준혁(351홈런), 장종훈(340홈런)을 가뿐히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특히 2003년 133경기 체제에서 달성한 KBO리그 한 시즌 최다홈런기록(56홈런)은 144경기 체제로 확대된 오늘날까지도 깨지지 않는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승엽의 홈런레이스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1999년 5월 5일 대구 현대전에서 만 22세 8개월 17일의 나이로 최연소 통산 100홈런을 돌파한 그는 2001년 6월 21일 대구 한화전에서 최연소(만 24세 10개월 3일), 최소경기(816경기) 통산 200홈런을 달성했다. 그것도 모자라 2003년 6월 22일(대구 SK전)에는 세계 최연소(만 26세 10개월 4일), 최소경기(1천75경기) 통산 300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같은해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기록이었던 왕정치의 55개를 넘어서며(56홈런) 또 한 번 화제를 몰고 왔던 그는 일본으로 넘어가서도 홈런기록을 이어갔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던 2006년 8월 1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한·일통산 400홈런의 금자탑을 달성한 그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에서 통산 159홈런을 기록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은 이승엽은 2013년 6월 20일 KBO리그 통산 352호 홈런을 돌파하며 팀 선배 양준혁이 지니고 있던 통산 최다 홈런 기록(351홈런)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홈런레이스를 이어간 이승엽은 마침내 2016년 9월 14일 대구 한화전에서 한·일통산 600홈런을 쳐냈다. 통산 600홈런은 1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9명밖에 기록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승엽이 프로야구 역사에 남긴 것은 홈런뿐만 아니다.

중심타자의 기록 중 가장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는 타점은 1천495점으로 2위 양준혁(1천389타점)에 106점 차로 앞서 있으며 득점(1천353점), 2루타(464개), 최다루타(4천66개), 장타율(0.571)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KBO리그 최초로 달성한 정규시즌 MVP 3연패 기록은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으며 정규리그 MVP 통산 5회 기록도 KBO리그 최다기록이다. 골든글러브 10회, 올스타 11회의 영광을 안은 이승엽은 2002년 삼성의 사상 최초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을 포함, 통산 4개의 우승반지를 삼성에서 꼈다.

야구 선수 이승엽의 가치를 더욱 빛내주는 것은 뛰어난 인성과 레전드에 걸맞은 태도다. 이승엽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겸손한 태도로 야구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승엽은 3일 홈 대구에서 팬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

이 경기 티켓은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블루회원을 대상으로 판매한 1만5천석이 모두 매진된 이후 9월 26일 오전 11시부터 일반팬을 대상으로 9천석이 오픈돼 단 5분 만에 모두 소진됐다.

이승엽은 지난달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마지막 은퇴투어 행사를 갖고 “은퇴식 당일인 3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팬들에게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강인한 모습으로 나가고 싶어 준비하고 있다“며 “그날은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다. 그날만큼은 팀이 나를 위해 이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23년간 `국민타자`, `라이언킹`으로 불리며 야구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이승엽과의 아름답고 뜻깊은 작별인사를 위해 많은 노력과 준비를 하고 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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