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 속 종영한 `아르곤`서 열연
“연기 슬럼프 `1박2일`로 이겨내”

▲ 호평 속에 종영한 tvN 월화극 `아르곤`에서 앵커 김백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주혁. /나무엑터스 제공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가 떠오르셨다고요? 그런데 저는 전혀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제멋대로 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제 개성을 살렸습니다.”

호평 속에 종영한 tvN 월화극 `아르곤`에서 앵커 김백진 역을 맡아 HBC의 탐사보도팀 `아르곤`을 이끈 배우 김주혁(45)은 28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주혁은 이번 드라마에 참여한 데 대해 오직 `글`이 좋아서 했다고 강조했다.

“시즌2 얘기도 나오는데 저는 오로지 `글`을 봅니다. 글이 좋으면 할 수 있겠죠. 이번에도 글이 좋아서 선택했어요. 일부러 로맨스를 넣지도 않았고, 억지스럽지도 않았고, 과한 부분이 전혀 없었어요. 심지어 PPL(간접광고)도 없었잖아요. (웃음)”

김주혁은 미드타운 붕괴 사건이나 섬영식품 독성분유 사건 등 극 중 에피소드들이 실화를 떠올리게 했다는 이야기에도 “전 그저 드라마를 찍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드라마니까 대본에 충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화(천우희 분)와의 러브라인이 있을까 봐 걱정했다. (제작진에게) 제발 하지 말라고 했다”며 “갑자기 신입 여기자와 로맨스라니 이상하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극 중 김백진은 오로지 정도(正道)만을 걸었다. 마지막까지 너무 `FM`이라서 심적으로 답답한 면은 없었느냐고 물어보니 “김백진은 자기 중심이 있는 사람이다. 일관성이 있고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게 매력”이라고 답했다.

김백진처럼 팀원들을 단결하는 카리스마가 실제로도 있느냐는 물음에는 “촬영 현장에서 그저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저만의 리더십”이라며 “후배들을 웃겨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김백진이 야구장에서 선배 최근화(이경영)의 투병사실을 알게 돼 속 깊은 대화를 나누던 것과 마지막 시상식에서 3년 전 오보를 고백하던 것을 꼽았다.

“이경영 선배님과는 보자마자 참 좋았어요. 야구장 신은 볼 때마다 눈물이 났죠. 대본 읽으면서도 굉장히 뭉클했고요. 시상식 때도 동료들을 쳐다볼 때 눈물이 확 나더라고요. 말을 못 할 정도로요.”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주혁은 처음에는 고(故) 김무생의 아들로 주목받았으나 영화 `싱글즈`(2003), `광식이 동생 광태`(2005), `청연`(2005), `사랑따윈 필요없어`(2006), `아내가 결혼했다`(2008), `방자전`(2010), `비밀은 없다`(2016), `공조`(2017), `석조주택 살인사건`(2017)과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2005), `무신`(2012), `구암 허준`(2013)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하며 성장했다.

그런데도 그는 최근에야 연기의 `참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제 `방향성`은 조금 알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여러 갈래 길 앞에서 `이리 가는 게 맞나` 고민했다면 이제는 `저쪽에 내 먹을거리가 많겠구나` 정도는 알겠더라고요. 그런 느낌이 든 지 한 2~3년 됐어요.”

물론 슬럼프도 있었다. 그리고 그 슬럼프를 극복하게 해준 건 다름 아닌 KBS 2TV 예능 `해피선데이-1박2일`이었다고 김주혁은 강조했다.

“2년간 내리 사극만 하면서 살이 깎이고 지칠 대로 지쳤을 때 `1박2일`이 채워줬죠. 연기하는 내 모습 말고, 실제 내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내가 스스로 확신하고 움직이면 그 기분이 분명히 표현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멤버들도 참 좋았고요. 시청자들이 붙여준 `구탱이 형`이라는 별명도 좋아합니다. 예능에 또 출연할 생각요? 글쎄요, 굳이 또…? (웃음)” 그는 그러면서 “저는 한 우물을 파는 스타일이다. 연기가 재밌고 다른 건 생각이 잘 안 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