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中 쌍타망어업 영향
울릉도어장 매년 생산량 급감
올해는 아예 소식없어 걱정태산

▲ 울릉도 어민들이 오징어 조업에 나서지 못하고 아침마다 부두에 모여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울릉】 울릉도 및 동해안 올해 오징어 조업이 심상찮다. 울릉도와 동해안, 강원도 등지는 이맘때면 위판장에서 오징어위판 개시를 알리는 요란한 종소리가 들려야 하지만 올해는 조용하다.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어민들이 애태우는 가운데 오징어 씨가 마른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울릉도 등 동해 지방에서 5~7월에는 `박스바리`라고 해서 오징어를 잡아 박스에 얼음을 채워 잡아오는 오징어로, 적게는 3천만 원, 많게는 7천만 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지만, 올해는 아예 잡히지 않았다.

또 이때쯤은 오징어가 잡히기 시작해서 울릉도와 동해 어장이 활기를 띠지만 올해는 아예 소식이 없다. 예년에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 원인이 수온 상승이었으나 올해는 그렇지도 않다.

김윤배(울릉·독도해양연구기지) 박사에 따르면 울릉도 및 독도 근해 바닷속 50m 수온이 15.7도로 오징어(12~21도)가 자생하기 가장 좋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리 중국어선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한다 해도 오징어가 잡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울릉도 어민들의 걱정은 현재 울릉도 등 동해안에 오징어가 잡히지 않은 것은 10여 년간 중국쌍타망어업으로 오징어의 씨가 말라 고갈되지 않았나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어민들의 목소리는 근거가 있다. 현재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고자 북한으로 들어간 중국어선은 1천200여 척. 그러나 최근 오징어 어획 부진으로 500여 척이 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과거 동해에 많이 잡히던 명태가 사라진 것처럼 오징어도 사라지지 않았나 의심하고 있다. 오징어가 잡히지 않으면, 어업의 90%를 오징어어업에 의존하고 있는 울릉도 어업이 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울릉도 등 동해안 어선들의 오징어 어족보호를 위해 낚시로 조업하지만 중국어선은 그물을 이용, 쌍끌이 조업을 한다. 게다가 회유성 오징어가 산란하고자 남하하거나 북상할 때 싹쓸이 조업을 해, 씨가 마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중국어선의 북한 조업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쌍끌이 조업이다. 중국어선의 북한 조업을 당연히 막아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조업을 한다면 채낚기 어업을 해야 어족을 보호할 수 있다,

전 세계 중국어선이 진출한 해역은 모든 어종이 씨가 말랐다는 보고가 울릉도 및 동해에도 적용된 것이 아닌지 어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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