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선 지진 이후 철거도
포항시 “2개 전부, 피해 없어”
“향후 안전대책 마련 예정”

▲ 포항시 북구 창포주공1단지 내부에 위치한 굴뚝의 모습.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한반도를 강타한 가운데 진원지인 경주와 맞닿은 포항에서도 지역 내 굴뚝 지진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경주와 부산 등지에서 지진으로 인해 일부 굴뚝에 금이 가 철거되는 등 높이가 높은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주는 지난 19일에 발생한 지진으로 동천동 한 목욕탕 굴뚝이 파손돼 다음날인 20일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불안을 느낀 주민들이 높이 15m의 굴뚝의 자진철거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으로 굴뚝에 금이 갔다며 부산시에 신고했고, 안전 점검 이후 보수 판정을 받았으나 주민들은 아예 이를 철거하기로 결정해 21일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경북 곳곳에서도 이 같은 소식이 들려오자, 지역 내 굴뚝 안전진단과 함께 피해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구 창포동 창포주공1단지 주민 A씨는 “평소에도 수십 년 된 아파트의 굴뚝을 보며 불안했다”며 “이번 지진을 계기로 위험해 보이는 굴뚝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구 용흥동의 포항우방타운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곳의 높이 70여m의 굴뚝은 수년 전부터 이미 도색이 벗겨지고 부식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지면서 주차돼 있던 승용차가 파손되는 등 평소에 위험이 제기됐던 만큼, 지진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진과 관련해 접수된 굴뚝 피해는 전무하며, 최근 지어진 굴뚝은 주요 건물과 일체형으로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비교적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즉,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오래되고 높은 굴뚝은 포항에는 거의 다 철거돼 걱정할 필요가 없고, 그나마 우려되는 곳은 창포주공과 우방타운 2곳이 전부며 이마저도 지진에 의한 피해는 접수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포항시 진영기 도시안전국장은 “목욕탕 등 일반적인 굴뚝을 포함해 지진 관련 피해가 접수된 사항은 없으며, 철강공단 내부의 굴뚝도 철골조로 지어져 비교적 안전하다”며 “아직 피해는 없지만,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만큼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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