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민 사드반대 상경시위
2천300여명 파란 리본 달고
거주지·이름 적힌 명찰까지
질서 유지 `성숙한 시위문화`
악의적 여론 불식 계기 전망

▲ 21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성주군민 사드 배치 반대 상경 집회에 참가한 성주군민들이 파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다. /연합뉴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경북 성주군 민심이 쑥대밭으로 변했지만 군민들의 시위문화는 빛났다.

21일 오후 군민 2천3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된 사드 반대 성주군민들의 상경집회에서 군민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경찰의 질서유지에 적극 협조했다.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성주 현지 방문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을 놓고 일부 서울 소재 언론 등의 악의적인 여론 호도를 말끔히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2면> 군민들은 이날 오전 9시 성주읍 성밖숲 등 마을별로 준비한 버스 52대에 나눠 타고 상경,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평화시위를 벌였다.

집회는 사전문화행사, 개회사 및 묵념, 내빈소개, 대회사, 투쟁사, 삭발식, 침묵시위, 결의문채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삭발식에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군의장 등 20여명이 참가했다.

군민들은 외부인 개입 등을 차단하고 평화시위를 벌이자는 취지에서 투쟁위측에서 준비한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색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시위에 참여했다. 또 자신의 거주지와 이름이 적힌 목걸이 명찰을 달았다.

특히 평화집회를 유도하기 위해 성주 해병대 전우회 20명을 비롯해 군민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250명의 자율 질서요원을 배치하고, 경찰에 폴리스 라인을 요청했다. 또 군민들이 자발적으로 서울역 주변에서 사드 배치 반대 10만 청원 서명운동도 전개함으로써 범국민적 공감대를 얻었다는 것이 투쟁위 측의 평가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집회 이전부터 우익단체를 포함한 외부인이 집회현장에 와서 군민을 자극하더라도 절대 흔들리지 말자고 참석하는 군민에게 당부했다”고 말했다.

성주군민들의 시위 현장인 서울역 광장 주변에는 사드배치를 찬성하는 우익단체들의 집회도 열렸지만 성주군민들의 무대응으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투쟁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성주군민들이 과격시위의 주체인양 호도했던 일부 서울 소재 언론의 왜곡된 보도가 계속됐지만 성주군민들은 사드 배치 반대를 전국민들에게 알리려는 것이 목적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는 당초 청와대와 주한미국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는 대신,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에게 반대의견서를 전달했다. 이어 오후 5시30분 투쟁위 공동대표 등이 국회를 방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국방부 차관 등을 비공개 면담하고 사드 성주 배치 반대의사를 거듭 천명했다.

/이창형·박형남기자

    이창형·박형남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