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이 허물투성이다. 자신의 사사로움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 자신의 잘못에는 이유 많고 지독하게 관대하면서도 남의 잘못에는 쉽게 화를 낸다. 화는 자신의 감정조화에 실패한 다툼이다.

노자(子)는 다툼 없는 부쟁(不爭)의 덕을 강조하였다. 한번 화를 내면 100가지 아니 만가지 장애가 생긴다. 화로 인해 자신을 상처주고 칼로 내 몸을 베는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

공자는 옹야 편에서 “화를 내는 것을 넘어서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도 말고 잘못을 거듭 저지르지 않는” 학문 도통제일의 제자 안회(顔回)를 애공(哀公)에게 들려준다. 애공은 물었다. 그런 제자 없나요? 오직 안회뿐이라 했다.

화를 낸다는 노(怒)는 노(奴)와 심(心)으로 이루어져있다. 화를 내면 마음의 노예가 된다. 자신이 마음의 노예로 살고 싶은가. 특히 화를 남에게 옮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사람이 살아온 인생만큼 살아갈 시간을 덤으로 준다 해도 잘못을 짓지 않고 살기는 쉽지 않다.

살아가면서 점차 고칠 일이다. 나라를 위한다면서 큰 거짓을 하고 작게는 혼자만의 잘못을 짓게 된다. 옛 어르신은 홀로 있을 때 삼가하라고 하셨다.

화를 내면 화가 되지만 알아차리면 그만이다. 화는 실체가 없다. 내면으로 승화시켜 볼일이다.

육체적인 근육 말고 마음의 근육을 기르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할 일이다.

분노가 일어나는 근본자리를 알아차리고 자신의 허물을 알고 고치는 일은 공부의 시작이며 그 자리가 완성이다.

조용히 앉아 한 호흡 내려놓는 명상이 허물을 고치는 대안이다. 불만과 불평에 대한 감정적인 촉발반응을 그저 순응하고 창문을 열어젖히고 강버들 찾아 한적한 마을 뒤편 길에서 한시름 내려놓아 볼일이다. 세상천지가 마음 열어젖힌 환한 봄날이다.

솔뫼 정현식<서예가 ·솔뫼서예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