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올 646t 위판
울릉수협보다 5배 넘어
中어선 싹쓸이도 `한몫`

“울렁울렁 울렁대는 처녀가슴 오징어가 풍년이면 시집가요.”

울릉도를 배경으로 한 가요 작품 가운데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울릉도 트위스트`의 노랫말이다.

이 노랫말처럼 과거에는 울릉도하면 오징어가 떠오를만큼 `울릉도 오징어`는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었지만 악재가 겹치면서 그 명성이 사라지고 있다.

울릉수협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울릉지역에서 위판된 오징어는 2천33t.

이는 10년 전인 지난 2004년 4천671t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이 북한의 동해(은덕어장)에서 오징어를 잡고자 북·중 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지속되고 있다.

울릉도 어민들은 오징어 조업을 할 때 채낚기(낚시)를 활용하지만 중국어선은 대형 집어선이 불을 밝힌 후 두 척의 어선이 그물을 이용해 싹쓸이하고 있다.

오징어 조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서해안에 난류가 형성돼 오징어가 몰리고 있는 것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충남 서산수협에서 위판된 오징어는 총 646t에 이른다. 같은 기간 속초수협 위판량인 631t보다 많으며 울릉수협이 기록한 127t과 비하면 다섯 배가 넘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0여년 전부터 충남 태안군 인근 비열도 수온이 14~18℃를 형성해 오징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됐다.

이렇게 태안 앞바다에서 잡혀 서산수협에 들어온 오징어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두시간 내에 수도권에 도착할 수 있어 경쟁에서 앞설 수밖에 없다.

김해수 울릉군어업연합회 부회장은 “울릉도 어민 대부분이 10t이하 어선보유한 영세어민들로 서해에서 오징어가 잡혀도 갈 수도 없다”며 “계속 오징어가 잡히지 않으면 새로운 생계수단을 찾아야 하지만 수십년 동안 오징어 조업만 하던 어민들이라 대안이 없어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전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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