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회장 횡령·탈세 혐의 자택 등 압수수색
철강 판매감소, 장기신용등급 추락 속 악재겹쳐

철강 경기 악화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동국제강이 탈세혐의로 검찰수사까지 받는 설상가상의 악재를 맞았다. 이번 검찰 수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회사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의 횡령·탈세 혐의를 잡고 지난 28일 동국제강 본사 건물인 서울의 페럼타워와 장세주 회장의 자택, 동국제강 일부 계열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장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장 회장은 2004년 회사 예금을 일가친척들의 대출 담보로 사용하고 회삿돈으로 개인채무를 갚은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및 횡령)로 불구속 기소됐다. 유죄가 확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으나, 3년 뒤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았다.

2011년에는 역외 탈세 혐의로 8개월 동안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당시는 검찰 고발 없이 추징금만 부과받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장 회장은 2000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가 금융감독원에 적발돼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장 회장의 선친인 고(故) 장상태 동국제강 전 회장 시절에도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노 전 대통령 측에 30억원의 비자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됐다.

창업 3세인 장 회장은 선친이 작고한 뒤 2001년 회장으로 취임해 1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탄탄한 경영을 유지해오다 최근 조선, 건설 경기 악화로 철강 제품 수요가 줄고 중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조685억원으로 전년보다 9.3% 감소했으며, 2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고로 제철소를 건설 중이며, 올 1월 계열사인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으로 연산 1천만t 이상의 철강 생산능력을 갖추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동국제강은 합병 당시 “국내외 고객 및 영업망을 확장해 다양한 수익 구조를 창출할 것”이라며 의욕적인 모습이었지만, 이번 검찰 수사로 회사 신용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7일 동국제강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 27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장세주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이용수 부사장, 이성호 상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수요산업 불황과 국내외 철강산업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집중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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