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국가산단 이제는 변해야 산다

▲ 올해부터 3년간 구미1공단 혁신역량 강화사업에 1천500억원이 투자되며, 노후산단 재생프로젝트로 기반시설 정비에 27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사진은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전자·반도체, 섬유산업 중심의 산업단지로, 1970년대 흑백TV, 1980년대 칼라TV와 VCR, 1990년대 이후 LCD, PDP, 모바일 등으로 업종변화를 보이면서 한국 전자산업의 성공신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섬유, 전자제품 업체들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폐업하거나, 생산기지를 노동력이 비교적 싼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삼성의 전자 휴대폰 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국책사업인 혁신산단 조성사업과 재생산업단지 조성사업이다.

노후된 구미산단에 희망으로 떠오른 혁신산단 조성사업과 이 사업의 민간부문을 맡게 되는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1공단 등 40년 넘어 노후… 산업구조도 모바일 등 치우쳐 취약
올해부터 3년간 혁신역량 강화 1천500억, 산단재생 270억 투입
향토기업 KEC, 백화점 등 포함 복합시설 개발 3천억 투자 계획

□스마트한 공단으로 탈바꿈 - 혁신산단 조성사업

1969년 착공해 1973년 준공한 구미국가산업단지는 1~4단지 전체면적이 2천262만8천㎡로 해안을 끼지 않은 내륙 산업단지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5단지가 조성 중에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은 2천17개에 이르고 고용자 수도 10만1천535명에 이른다. 하지만 구미1공단 등의 노후화와 기업 활동에 필요한 비즈니스 지원시설 부족, 고급 전문 인력의 정주여건 열악, 모바일과 디스플레이에 집중된 단순한 산업구조 등으로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위기에 처했다.

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산업단지의 구조고도화 사업이 가장 절실한 곳이 바로 구미1공단이며, 그 성과가 가장 기대되는 곳도 구미1공단이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산업시설이 전체 80%를 차지하고 있는 구미1공단은 공원과 녹지 주차장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산업시설도 대부분 조성한지 40년이 넘어 구조고도화 사업이 절실한 형편이다.

다행히 혁신산단 조성사업으로 구미국가산업단지는 경제 구조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혁신산단 대상단지와 국토교통부의 노후산단 재생사업 대상지로 동시 선정돼 올해부터 3년간 혁신역량 강화사업에 1천500억원, 노후산단 재생프로젝트 기반시설 정비에 270억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산업단지는 산업·주거·상업·문화·교육이 복합된 다기능적 첨단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게 구미 혁신산단 조성사업도 민간의 자본력과 공공의 공익성이 결합된 혁신공간으로 탈바꿈 될 예정이다.

구미시는 구미1공단의 재창조를 위해`창의혁신 정책포럼`을 구성하고, 성공적 추진 정책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문가를 통한 세부적인 추진계획을 수립 중으로, 연말까지 전반적 청사진을 완성할 계획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도 구미1공단 내 공단운동장을 융복합집적화단지로 조성키로하고 민간 참여을 유도하고 있다.

박찬득 한국산업단지공단본부장은 “구미국가산업단지가 구조고도화 사업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도록 유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발빠르게 추지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선 관계부처와 지자체, 지역민, 입주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3천억원이 투자될 KEC 구조고도화 사업계획안.
▲ 3천억원이 투자될 KEC 구조고도화 사업계획안.

□구조고도화 민간대행 사업

혁신산단 조성사업은 종전 구조고도화사업의 연속 사업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추진하는 공공부문과 민간이 직접 참여하는 민간부문사업으로 나뉜다.

민간부문사업 가운데 가장 핵심이 구조고도화 민간대행 사업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오는 28일까지 참여업체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구미1공단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에는 구미 제1호 향토기업인 KEC와 방림, 오리온전기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지난 2011년 1차 공모때부터 참여해 온 KEC가 최대 규모의 민간투자와 지원에 나설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KEC는 2011년 당시 공장부지의 절반 정도인 16만㎡를 백화점, 호텔, 전통시장 특화거리 등 복합용도로 개발하려다 소수노조 KEC지회와 일부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KEC는 실패원인을 당시 소상공인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판단, 회사 대표노조의 적극적인 지지를 통해 그동안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소상공인 등을 직접 만나 설득작업을 벌여 9개 단체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에 KEC는 민간대행사업의 수익성 창출보다는 입주기업을 위한 지원시설과 근로자, 지역민의 정주여건 개선 등의 공익성 위주의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무·R&D, 교육, 문화, 주거, 생활지원기능이 공존할 수 있는 복합용도개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인 KEC는 투자비용만 3천억원에 이른다. 개발이익의 일정부분을 공공시설 조성으로 재투자해 침체된 구미1공단은 물론 구미시 전체 경제활성화를 이끌 계획이다.

특히, 복합용도개발 계획 내에 복합판매 시설로 백화점이 포함되어 있어 구미시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민들의 기대도 높다.

최근 구미시가 실시한 백화점 입점에 대한 여론분석결과 83%가 도입에 적극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성종운 KEC 상무는 “IT융복합 전략사업 육성 등 구미가 추진하는 신성장동력은 우수한 인재로부터 시작된다”며 “노후된 시설과 단순 생산기능 재정비 외에 근로자의 배움·문화·편익이 보장되는 `3터(일·배움·즐김의 터)`조성으로 고급인력을 유입하는 게 구조고도화의 기본 취지인 만큼 그들의 여론을 수렴해 `첨단산업과 휴식`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단지로의 재창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왔지만 사실상 구미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더 나은 구미, 미래의 구미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고려해 결단력 있는 결정이 필요한 때”라며 “이번 구조고도화 사업이 정체된 구미시의 발전에 미칠 기대효과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여타 지자체에서 도시재생의 활성화 및 획기적 개선 방안으로 적극 유치하고자 염원하는 대형유통센터가 유독 구미시에서만 계속 난항을 겪어 왔다. 이번 혁신단지 지정 및 노후산단 재생사업 선정 등의 원동력을 바탕으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구조고도화 사업의 성공적 롤 모델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또한 정체된 구미시가 첨단산업과 휴식, 문화가 공존하는 허브도시이자 21세기형 첨단산업문화도시로서의 발전하는 기틀이 이번 구조고도화사업을 통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