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트라이앵글`서 3류 건달로 열연한 김재중

배우 김재중(28)이 30일 인터뷰 장소인 강남 신사동의 한 카페에 나타난 시간은 예정보다 20분 가까이 넘어서였다.

전날 MBC드라마 `트라이앵글` 최종회 방송 직전까지 일한 김재중은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한 바람에 결국 방송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몇 달치` 밀린 잠 때문에 겨우 몸을 일으켜 인터뷰 장소에 나온 김재중은 “촬영 일정이 정말 빽빽할 때는 100시간 동안 3시간 잤다”고 털어놓았다.

`트라이앵글`은 부모를 잃고 흩어진 3형제가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다가 20년 만에 우연히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는 `형제의 엇갈린 운명`이라는 전형적인 설정으로 평가를 받지 못한 가운데 절대적인 시청률도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 3류 인생을 사는 건달 허영달로 분한 김재중은 아이돌 연기력에 회의하는 사람들이라도 그의 노력에는 물음표를 던질 수 없을 정도로 성실히 임했다.

특히 극 초반 김재중이 용 무늬 빨간색 팬티만 걸친 채 도심을 달리는 장면은 그의 각오가 남다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는 “PD가 당시 망사 속옷을 입고 달리라고 하면 망사라도 입자고 마음먹었다”면서 “대중에게 어떤 모습은 좀 보여주기 어렵겠다. 같은 생각은 모두 허물고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상 생방송 수준으로 시간에 쫓겨가며 제작된 `트라이앵글`을 이끌어 나가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너질 것 같은 순간들이 많았지만 힘을 짜냈다고 했다.

“워낙 촬영 분량도 많고 모든 캐릭터와 부딪치는 역할이었지만 사람들을 만날 때 `나 죽겠다`는 소리를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초조해지면 다른 배우들도 그럴까 봐 웃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트라이앵글`은 SBS `보스를 지켜라`(2011)와 MBC `닥터진`(2012)에 이어 그가 도전한 세번째 드라마이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첫 주연작이었다.

그는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 수업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드라마를 앞두고 만난 배우 최민식(52)과의 술자리가 그 계기가 됐다.

“최민식 선배가 연기 수업을 해주시길 기대하고 만났는데 그냥 술만 마셨어요. 술 마신지 1시간 정도 지났을까, 분위기가 좀 달아올랐을 때 선배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최민식은 김재중에게 “요즘 드라마가 조금 인기를 얻으면 그 배우 연기가 좋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게 어디 있나. 나는 연극, 드라마, 영화 수없이 하면서도 작품 끝나고 나면 연기 진짜 `뭣 같이` 했네, 라고 한탄한다”고 말했단다.

“지금 너가 연기를 못 하는 건 당연한 거다. 연기 경력으로는 너보다 10,20년 선배들도 못한다. 죽을 때까지 연기는 배워야 하는 거다. 부담을 갖지 마라, 대신 혼자서 미친 듯이 연습해야 한다”는 게 연기 대선배의 이어진 조언이었다.

김재중은 “최민식 선배를 만나고 나니 연기를 배워서 영화로나 드라마로 표현하는 데 부담을 갖기보다 일단 내 식으로 하자고 생각했다”면서 “선배를 만나지 않았다면 정말 큰 부담을 갖고 연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중은 같은 JYJ 멤버인 김준수(26)와 박유천(28)도 이번 작품에 많은 관심을보였다고 전했다.

JYJ는 최근 발표한 정규 2집을 기념해 아시아 8개 도시 투어에 나선다. 김재중은 배우와 가수 중 어느 쪽에 더 매력을 느낄까.

그는 “좋아하는 걸로 따지면 가수이지만 재미있는 건 배우인 것 같다”면서 “아직 새로운 게 많아서 연기 경험을 할 때마다 재미있다. 물론 그렇다고 가수로서 안착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재중에게 마지막으로 `트라이앵글`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각각 물었다.

“잃은 것이라고 하면 제 기대수명이 2년 정도 확실히 단축된 것 같아요. 하하하. 얻은 것은 정말 많았죠. 사람들도 얻었고 드라마의 진짜 주연은 처음인데 주연 배우 입장이 되니 PD와 스태프, 각 배우가 어떤 상황인지 보이더라고요. 촬영하면서 생각도 많아졌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