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러시아, 북한과 무역거래량 10억 달러 전망`, `러시아, 북한-국제선박 유치 위해 나진항에 러시아 보조함대 주둔 문제 논의`, `나진·선봉경제특구 나진항에 러시아와 공동으로 복구한 나진항 터미널 운행 개시`

`러시아의 소리`에서 인용한 북·러 경제협력강화와 관련된 기사 제목들이다.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러시아극동개발부 장관은 북한정부가 러시아 투자자들이 사업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조성해, 무역거래량 최종목표를 10억 달러까지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북·러 양측은 나진항에 출입하는 대형선박 안전 확보와 국제선박 유치를 목적으로 러시아 함대 주둔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으로, 북한을 거쳐 제3국으로 운송되는 화물에 필요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또 시선을 끄는 내용은 `나진·하산프로젝트`의 하나인 나진항 터미널에 대한 것이다. 정확히 말해 `나진항 3호 부두 화물터미널`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다기능 센터로 건설됐으며 연 400만~50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 첫 운송단계로 석탄화물수송이 이뤄질 전망이다.

나진항은 한반도 최북방의 항구로서 나진만의 입구에 가로놓여 있는 대초도, 소초도 두 섬이 천연방파제를 형성한 `천연의 양항`이다. 또한 겨울에도 얼지 않으며 수심이 깊다. `나진·선봉경제특구`에 있는 항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나진항이 21세기 요동치는 동북아에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을 아우르는 전략적 가치가 큰 항구`이자 `동북아 물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북·러 경협강화, 나진·하산프로젝트, 포항`의 속편인 이 글은 나진항의 가치와 나진항~영일만항 항로활성화에 의미의 하중을 싣는다는 걸 전제한다. 이제 바로 핵심질문으로 직행해보자. 나진항 3호 부두의 49년 사용권을 확보한 러시아에게 나진항의 전략적 가치는? 러시아는 나진항에 물류 허브를 만들어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시키는 `나진·하산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는 걸까? 북한은 러시아와 경협강화를 통해 무엇을 기획하는 걸까?

러시아는 나진항 진출로 블라디보스토크를 보완할 `겨울에도 얼지 않는 항구`를 얻는 한편으로, 나진항을 통해 태평양과 북극해로 진출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짙다. 중국은 자기자본으로 나진항에 4, 5, 6호 부두를 신설해 초대형 컨테이너 하차장을 짓는 사업을 북한과 합의했고, 북극을 둘러싼 전쟁에도 뛰어들었다. 중국은 `북극항로-세계경제의 새로운 길`임을 인식하고, 북극해가 상용화되면 나진항을 중국의 물류기지로 삼겠다는 의도를 엿보인다. 이 모든 걸 감지한 북한은 나진항 카드로 `나진·하산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진항 부두개발`로 항만·물류 발전을 꾀한다. 나아가서 동북아 정세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대외적으로는 `나진·하산프로젝트`에 참여해 북·러와 경협관계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나진항을 매개로 북·중과도 접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나진·선봉경제특구에 제2개성공단을 만들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주장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5·24 조치 해제도 검토할 때가 됐다.

나진항의 부상과 대외개방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들도 `나진항 개방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를 연결고리로 해 `나진·하산프로젝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포항이야말로 나진항을 자유롭게 이용할 날이 온다면 러시아와 중국 동북3성의 많은 물동량을 유치해, 영일만항의 활성화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가 있다.

포항시는 지난 24일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현장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수출하는 일본 마쯔다 자동차 물동량 5만대 달성 기념식을 가졌다. 완성차에 대한 관세율이 높은 국가에 차량을 수출하는데 효율적인 Knock Down(부품수출 후 현지조립생산) 방식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이제는 나진항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때에 대비해서 `환적 특화항으로서 영일만항의 발전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다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울러 나진항~영일만항 항로활성화 방안도 미리 연구해서, 영일만항이 환동해국제물류거점항으로 비상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