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산 보경사 가다 (2)
내연산 보경사 가다 (2)
  • 윤희정
  • 등록일 2012.01.15 19:26
  • 게재일 2012.0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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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숨은 비경을 달려 맑은물 껴안은 명산 품에…

호젓한 해안가서 겨울바다의 싱싱한 에너지를 마시다

외지의 여행객들이 포항을 찾는다면 하나는 7번 국도를 이용한 울진 영덕 쪽으로의 코스, 또 하나는 죽도시장이나 구룡포 정도를 여행의 목적지로 잡을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객들이 아닌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자가용을 이용한 여행객이라면 죽천이나 영일만항에서부터 펼쳐지는 아름다운 해안 도로를 타고 보경사 까지를 드라이브로 여행 재미를 느껴 보는것은 어떨까 싶다.

몇 년전 서해안 해안가를 여행하다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라는 푯말의 도로를 접한적이 있다. 수려한 경관과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는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는 맛은 연인들에게 또 다른 추억을 안겨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붉은 노을이 지는 서해안이 있다면 붉은 해가 솟아오르는 동해안은 어떤가?

동해안은 7번 국도가 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이 도로는 포항의 아름다운 해변을 보여주기에는 아쉬움이 많은 도로다. 여행객들에겐 잘 뻗어있는 도로보다 다소 불편하지만 낭만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해안도로가 더 재미있으련만, 7번 국도는 화진 해수욕장까지 가야만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다.

그렇지만 포항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포항에도 외지의 여행객들이 잘 모르고 지나치는 멋진 해안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오늘 나는 외지 여행객들을 위한 포항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숨은 도로를 소개해 볼까 한다. 아울러 최종 목적지는 내연산 보경사로 정했다.

출발은 흥해에서 법원간 새로난 도로를 타고 법원을 지나 죽천해수욕장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죽천해수욕장 주변도로는 확장 공사로 다소 어수선 하지만 공단이 언제 저렇게 조성되었나 싶을 정도로 대규모 공사가 한창이었다. 새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약간 오르막을 오른다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눈앞에 장대하게 펼쳐지는 동해 바다의 푸르름이 한눈에 들어 왔다. 겨울 바다의 시리도록 차가운 색감은 역시 일품이다. 잠시 차 안의 오디오 볼륨을 한층 더 높이고 좀 매서운 바람이지만 창문을 열어 젖혀 겨울 바다의 싱싱한 에너지를 직접 마시며 달려본다. 조오타. 한적한 해안도로를 얼마쯤 달리니 거대한 영일만 신항이 나타난다. 포항의 새로운 심장이 될 공단이지만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해안가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차가운 개울물·앙상한 나묷뭇가지만이 반겨도 외롭지 않더이다



칠포해수욕장을 지나 언덕을 넘어 조금 달리면 칠포교가 나온다. 다리를 지나 잠시 우측 길로 접어들면 마을앞 방파제에 빨간색의 작은 예쁜등대 하나가 있다. 잠시 이곳에서 사진도 찍고 길거리 커피 한잔에 휴식을 하고 다시 출발…. 좁은 마을길을 돌아 언덕을 올라서면 이제부터 몇 년 전부터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던 펜션들이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작은 해수욕장이 하나 나오는데 바로, 오도 해수욕장이다. 작은 백사장을 가지고 있지만 여름에는 조용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이 찾는 곳이다. 차를 모래사장 깊숙이 까지 몰고 갔다. 희뿌연 회색구름이 너무 멋져 기념 스케치 한 장을 했다. 사방공원을 지나 또다시 해안 비경을 감상하며 달리다 보니 월포해수욕장.. 각종 조형물과 벽화 등이 잘 조성되어 있는 이곳에서 또다시 잠시 휴식을 하며 스케치 몇 장을 하곤 바로 조사리에서 좌회전해 목적지인 보경사로 접어들었다. 원래는 화진해수욕장에서 다시 내려 오려했으나 급 수정. 요사인 해가 짧아 최소 관음폭포까지 올라가려면 좀 서둘러야 했다.

보경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다. 보경사는 웅장하고 수려한 종남산을 등에 업고 좌우 뻗어난 내연산 연봉에 쌓여 있으며, 12폭포로 이름난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껴안고 포근하게 배치되어 있는 곳으로. 602년(진평왕 25)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지명(智明)법사에 의해 창건됐다고 한다.

지명은 왕에게 동해안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팔면보경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입을 막고 이웃나라의 침략을 받지 않으며 삼국을 통일할 수 있다고 하여, 왕이 그와 함께 동해안 해아현 내연산 아래 있는 큰 못 속에 팔면경을 묻고 못을 메워 금당을 건립한 뒤 `보경사`라 하였고, 723년(성덕왕 22)에는 각인과 문원이 “절이 있으니 탑이 없을 수 없다”하고 시주를 얻어 금당 앞에 오층석탑을 조성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먼저 일주문을 지나면 입구 쪽 좌측에 송덕비가 모셔져 있고 아름드리 울창한 소나무를 지나 천왕문을 지나면 바로 정면에 오층석탑, 좌측엔 범종각이 있다. 대웅전은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 231호이기도 하며, 조선 숙종 때 새로 지었다고 한다.

대웅전 뒤에 있는 비사리구시는 조선시대 때 만들어진 것으로 나라의 제사때 절을 찾는 사람들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쓰인 도구며 쌀 7가마(약 4천명분)의 밥을 담았던 통으로 보경사의 명물, 이 곳을 찾는 여행객은 꼭 한번 이 비사리구시를 보며 그 옛날 번창했던 절의 모습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그 외 영산전과 명부전, 원진각, 산령각, 팔상전이 있으며 그뒤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빽빽히 둘러싸여 신비감이 더하다.

경내를 나와 계곡을 따라 걸음을 시작하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오른쪽길이 폭포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약 30분정도를 올라가면 제 1폭포인 상생폭포가 보인다. 소나무의 절경과 바위들의 조화 속에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하다. 투명한 맑은 물과 조약돌을 벗 삼아 조금 올라가니 삼보폭포, 잠룡폭포가 있고, 몸이 그사이 또 무거워 졌는지 숨이 턱까지 차올라 왔을 때 드디어 이번 여행의 종착지 관음폭포에 도착했다. 구름다리위에 올라서 아무도 보지 않는 듯해 큰소리로 “야호”를 외쳐본다. 가슴속에 남아 있던 어떤 덩어리가 한순간에 빠져 나가는 듯하다.

한적한 겨울의 산속, 눈이 시리도록 차가운 얼음속 개울물, 여름내 울창하던 그 숲과 사람들은 다 어디가고 앙상한 나뭇가지 만이 나를 반기지만…. 혼자 찾은 내연산이 그렇게 외롭지 않게 느껴지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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