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뮤지컬 `광화문 연가` 한상훈 역 맡아
“데뷔 전보다 더 열심히 음악 공부 했어요”

조성모(35·사진)는 2008년 제대 당시 “전반전에서 골 맛을 봤고 이제 하프타임을 마친 후 후반전이 시작됐다”며 가수 인생에 대한 큰 기대를 표시했다.

처음에는 후반전이 순조로웠다. 2009년 발표한 7집에 팬들은 호응했고 콘서트도 이름값에 걸맞게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2009년 10월 KBS 2TV `출발드림팀 시즌 2` 출연이 발목을 잡았다. 촬영 중 발목이 골절돼 활동이 중단되면서 일본 투어와 뮤지컬 `모차르트` 출연이 불발됐고 이듬해 발표한 댄스곡 `바람필래`도 음악적인 변화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탤런트 출신 구민지와 깜짝 결혼하자 `안티 카페`가 생겨났고 지난해 초 전 소속사와 전속 계약 문제로 송사에 휘말리며 다시 1년여간 공백기를 보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딛고 조성모가 새해 새로운 도전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다음 달 LG아트센터에서 재공연되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서 비운의 작곡가 한상훈(과거) 역을 맡아 첫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최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인터뷰한 그는 “삼재(三災)였나 보다”며 “세상 일은 어떻게 될지 몰라 이제 운명론자가 됐다”고 헛헛한 웃음부터 보였다.

“2009년부터 3년간 여러 일을 겪은 건 결국 제 실수와 시행착오죠. 그걸 만회하고 제 음악의 길을 찾고자 데뷔 전보다 더 열심히 음악 공부를 했어요. 데뷔 이래 이경섭, 김형석, 윤일상 등 걸출한 작곡가들과 작업하며 의지하다 보니 제 음악적인 성장이 멈췄죠. 건반, 기타 등 악기 연습을 하고 보컬 연습에 편곡, 화성악 공부도 했어요.”

학구적인 시간을 보내는 데 큰 도움이 된 건 지난해 봄 서경대학교 평생교육원 실용음악과 초빙 교수로 강단에 선 것.

그는 “스승이 제자에게 배운다는 말이 맞더라”며 학생들을 가르치며 부족했던 부분을 깨우쳤다고 말했다.

이어 신출내기 교수이다 보니 연구하면서 강의하게 되고, 연습생 시절 뒤적이던 발성 책을 6권이나 독파했으며, 때론 학생들에게 실연도 해보였는데 어떤 무대보다 떨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공백기 때 열정 있는 학생들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그를 다시 세상 밖으로 꺼내 준 건 `광화문 연가`다. 소속사도 없는 상황에서 `광화문 연가`를 선택한 건 작품이 마음에 들어서다. 이문세의 히트곡을 주로 썼던 작곡가 이영훈 씨의 음악으로 채워진 뮤지컬이기에 자신의 목소리와도 잘 맞을 것 같았다.

“이영훈 씨의 `옛사랑` `휘파람`을 정말 좋아했어요. 1980년대 발표곡도 많지만 지금 들어도 멜로디가 촌스럽지 않고 노랫말이 시 같죠. 제작진은 같은 역에 함께 캐스팅된 윤도현 형에게 샤우팅 창법의 폭발력을, 제겐 `가시나무`를 부를 때의 여린 미성을 들려달라고 했어요. 제가 가장 잘하는 건 발라드이고 이영훈 씨는 발라드 계보 가장 윗선의 관록 있는 작곡가이니 그분의 노래를 부르는 건 절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겁니다.”

그는 “공백기 동안 `어쩌면 내가 노래를 못할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도 들었다”며 “절박할 때 진짜 자기 모습이 나온다는데 난 지금 노래하는 무대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