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산업 전망이 어둡다는 전문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와 주목된다.

16일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최근 경제분석리포트를 통해 올해 4분기 이후 철강 내수 둔화 속에 재고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등 수요산업 부진으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철강 생산량은 월 600만t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철강 내수 수요량은 6월부터 자동차, 조선 등의 둔화로 한자리 수 증가에 그치고 있다.

철강업체들의 재고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통재고(판재류)도 6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2009년 초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연구소는 이러한 재고부담이 올해 하반기 이후 철강 내수 수요량의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자동차 생산이 둔화되고 조선 건조량도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판재류 수요의 둔화세가 봉·형강류에 비해 두드러져 전체 강재내수 증가율이 4.3%로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 또한 건설경기가 여전히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 봉·형강류 내수 수요량은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기저효과로 1.8%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판재류 내수 수요량은 자동차 생산과 조선건조량의 동반 감소에 따른 후판, 냉연 등의 수요 부진으로 올해보다 4.7% 감소해 전체 강재내수는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하반기에는 조선 건조량의 증가세 전환과 기계 등의 회복세로 판재류 수요가 4.6% 증가하고 건설투자의 소폭 회복으로 봉형강류 및 강관 수요도 5% 내외 증가함에 따라 전체 강재내수가 올해보다 4.8% 회복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철강 수출량도 둔화되는 가운데 수입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위기 우려로 올해 하반기 이후 철강수요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아울러 연구소는 내수 및 수출 위축으로 국내 철강업체들의 생산도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국내 생산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등의 저가 수입재는 일정량 이상 유입될 것으로 보여 국내 생산재의 수입대체 효과에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으로 세계 철강수요도 둔화돼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려는 전략도 용이하지 않아 내년 철강 생산량은 올해보다 4%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한편 연구소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철강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수급보다 원료가격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향후 원료가격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황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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