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도로현장에서 처음으로 포항·경주지역 3군데 도로에서 방사성 물질 세슘(Cs-137)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5일 경주시 감포읍 전촌리, 포항시 남구 유강리 국도대체우회도로 공사현장, 포항시 남구 송도동 등 일부 도로 아스팔트 내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내 도로 현장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는 무관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같은 사실은 교과부와 경주시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이하 감시기구) 등이 지난 2월24일 경주 양북·양남·감포 주변의 방사선량률을 주기적으로 측정하는 과정에서 최초로 확인했다.

이후 지난 4일까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주시 감포읍 전촌리 도로의 경우 최대 방사선량이 0.071mSv로 일반인 연간 방사선량 한도인 1mSv의 7.1% 수준이었다. 이는 X-선 촬영 때 받는 방사선량(0.1mSv)보다 적다.

포항시 남구 유강리, 남구 송도동 도로의 세슘 최대 방사선량은 0.034mSv로 연간 방사선량 한도의 3.4% 정도였다.

이 3개 도로의 평균 방사선량(3.31~6.93㏃/g)은 법적 규제 측면에서도 관리대상 기준인 10㏃/g 이하여서 자체처분이 가능하고 해당 지자체 판단에 따라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도로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기관들도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원자력 안전기술원(KINS) 관계자는 “현장조사 결과 지금으로선 외국에 유사한 사례를 근거로 폐아스콘이 재활용되는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국도대체우회도로 등 3개 현장에 아스콘을 납품한 회사는 포항지역 S아스콘과 W건설 등 2개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S아스콘 관계자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도 충격이다. 인체에 무해한 양이라고는 하나 작업상 안전을 위해서 원인을 찾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어떠한 연구기관도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경주시는 전촌리 도로 일부구간(최대농도 12.1Bq/g)은 원자력법상 관리대상에 포함돼 시공업체 측에 덧포장, 재포장 등 별도 조치를 강구토록 통보했다.

그러나 포항의 경우 KINS 측에서 `개보수 불필요` 통보를 받고 해당 지역에 대한 수정조치가 현재 계획되지 않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워낙 극미량이고, 방사성 물질이 인위적이 아닌, 자연발생적인 것이라 KINS로부터 인체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얻었다”면서 “워낙 방사성 물질에 민감한 시기라 조심스럽다. 보다 세세한 사항은 차후 논의를 거쳐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종현·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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