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들어 가는 연기 위로

검은 쇳가루 비가 내린다

새들은 진폐증에 걸려

헐거운 가속으로

땅에 곤두박질친다

4월의 사막과

4월의 묘지로

어지럽게 오가는 바그다드의 구름

`질 나쁜 연예`(2004)

끊임없이 일어나는 아프가니스탄의 분쟁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은 우려와 안타까움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종족간의 충돌, 혹은 종교 간의 분쟁, 아니 문명의 충돌이라 보는 편이 나을 지 모른다. 황폐한 사막에서 어지럽게 오가는 바그다드의 구름이 그렇거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슬아슬 살아가는 민중들의 핍진한 삶은 어떻겠는가. 암담하고 걱정스러움이 쉬 걷히지 않는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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