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 19일~내년 2월20일 재령이씨 영해파 문중 중심 기탁문중 특별전
이함 유언·전가보첩·낙중회곡통문 등 희귀한 자료들 많아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은 오는 19일 `자미화 향기는 반천년을 물들이고 재령이씨 영해파 문중`을 주제로 기탁문중 특별전을 개최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과 학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재령이씨 영해파 문중의 이함 유언(보물 제876호)등 50여점이 2011년 2월 20일까지 전시된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 최초로 공개될 입향조인 이애의 무과급제 홍패(1520년), 이함의 문과급제 홍패(1609년)를 비롯해 조선전기 재산 상속문서인 이애9남매 화회문기(1494년) 등 조선전기의 문서들과 중군자로 유명한 정부인 장씨의 학발시와 정부인 장씨가 짓고 남편인 이시명이 쓰고 며느리인 무안박씨가 수를 놓은 전가보첩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또 조선시대 혼인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이시형의 부인 열녀 무안박씨의 예장지(1602년)와 조선시대 선비들이 스승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보여주는 희귀한 자료인 갈암 이현일이 서거하였을 때 소식을 듣고 서울에 있던 선비들이 모여 곡을 하기 위해 모인 낙중회곡통문(中會哭通文·1704년)이 소개된다.

1694년(숙종 20) 갑술환국으로 유배를 떠나게 되자 아들인 이재가 부친을 모시고 유배지에 기록한 `창구객일`, 이함이 사재감 직장으로 재직할 당시 `사재감계회도`는 조선시대 관료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희귀한 자료도 소개된다.

한국국학진흥원 따르면 재령이씨 영해파는 고려말 조선초 고려왕조에 충절을 지키고자 함안으로 내려간 이오의 후손이다.

이오는 태종이 여러차례 출사를 요구했으나 손수 뜰에 자미화(배롱나무)를 심고 고려왕조의 멸망을 슬퍼했다고 한다.

이후 자미화는 재령이씨를 상징하는 꽃이 되면서 이오의 증손자 이애는 영해의 진성백씨와 혼인함으로써 영해사람이 됐다. 이애는 무과 급제 후 경주판관과 울진현령을 역임, 이애의 손자 이함이 문과에 급제함으로써 영남지역의 대표적인 사족으로 발돋움했다.

이함의 아들인 청계 이시청, 석계 이시명 형제는 학문적으로 사림의 중망을 받았으며, 손자인 존재 이휘일, 갈암 이현일 형제는 당대 사림의 종장으로 활약했다.

갈암 이현일은 퇴계학맥의 학통을 계승해 영남학파를 영도하는 위치에 있었고, 숙종대 산림(山林)으로 소명을 받아 이조판서를 역임했다. 그러나 갑술환국으로 인해 이현일은 종성으로 유배되는 등 고초를 겪게 되었고, 이후 이 가문에서는 벼슬이 거의 끊어지고 당시 집권층의 집요한 탄압의 대상이 됐다.

이 가문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학문과 절개다. 운악 이함이 후손에게 남긴 “학문에 힘쓰고 이욕의 길에 쫓지 말라. 힘써 충성과 신의로써 가문을 이어나가라”고 한 유언은 이후 재령이씨들의 처세를 결정하는 것이 돼 수많은 학자들을 낳았다.

학자들 가운데 운악 이함, 석계 이시명, 존재 이휘일, 갈암 이현일은 불천위로 모셔져서 3세 4불천위를 배출했다.

/권광순기자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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