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청과 내달초 정식 계약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보다 값진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한국 유도의 간판 왕기춘(22·용인대)이 포항시청 도복을 입는다.

광저우에 출장중인 포항시청 김정만 유도감독은 왕기춘과의 시합이 끝난 직후 전화인터뷰를 통해 “왕기춘이 아시안 게임이 끝나고 귀국하는 즉시 포항시청과 정식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기춘의 포항시청 입단설은 지난달부터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포항시의 공식 입단 계획이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시는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 선수영입위원회를 개최해 왕기춘 선수를 포항시청 유도팀 선수로 영입하기로 결정했으나 아시안 게임에서 왕기춘 선수의 경기력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발표를 미뤄왔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시 선수 영입위원회는 최근 왕 선수와의 계약 심의가 통과됐고 내달 초께 정식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기춘의 계약금은 3억원, 연봉 6천900만원(특급A)으로 역대 국내 유도선수가 받은 최고 대우다.

기존 최고액은 여자 최중량급 기대주 김나영이 지난해 용인대를 졸업한 뒤 대전서구청으로 가면서 기록한 1억원이다.

이처럼 포항시청의 파격적인 계약금은 왕기춘의 기량과 상품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왕기춘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73kg급 결승전에서 보여준 페어플레이는 최고 계약금이 아깝지 않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유도 도시` 포항 홍보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기춘은 지난 15일 중국 광저우 화궁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유도 73㎏ 이하급 결승에서 일본 아키모토 히로유키에게 연장에서 유효를 내주며 은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왕기춘은 결승 상대 아키모토의 발목부상을 알고도 부상부위를 공격하지 않는 깨끗한 경기 매너로 찬사를 받고 있다.

경기 후 아키모토는 “왕기춘이 나의 부상을 알면서도 그것을 이용하지 않았다”며 “그런 모습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경기를 지켜본 네티즌들도 `정정당당 대한민국다운 모습`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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