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국내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0.6% 상승, 마감했다. 주 중반 일별 종가상으로 2년 10개월 만에 1,900선 진입에 성공하는 전형적인 강세장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연일 상승세 지속에 따른 가격부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가능성과 미국 Fed의 경기부양 가능성이 글로벌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으며 이후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으로 IT에 대한 매도세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1,900을 지켰으나, 주 후반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탄력이 둔화되며 약세 흐름이 나왔다.

지난 주 외국인은 글로벌 펀드에서의 자금 유입에 힘입어 1조7천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국내 펀드에서의 환매가 다시 증가한 가운데 투신권은 7천억원을 순매도를 보인 반면, 연기금은 꾸준한 매수세를 유지했다.

이번 주에도 국내외 실적 발표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Intel, JP모건, Google 등 굵직한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고 국내에서는 POSCO, 하나금융지주, 한국제지 등의 실적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그런데 정작 어닝시즌이지만 기업실적이 최근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아닌 듯한 느낌이다. 지난 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이번 어닝시즌이 열렬히 뜨겁지 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한데다 실적 이외의 요인으로 시장의 초점이 이동해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어닝시즌은 사상 최대의 실적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가운데 3분기 피크-아웃 가능성이 시장에 잽을 날리는 구도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는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한 상황에서 이번 어닝시즌이 온통 기업실적에만 주목하고 오로지 기업실적에 열광했던 지난 2분기 어닝시즌과 같은 분위기가 재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더군다나 최근 시장의 최대 관심사와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이 더 이상 기업실적이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유동성이 시장의 최대 관심사이자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부상한 상태다. 유동성은 이머징 통화 표시 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라는 커다란 관점으로 봐야 한다. 당연히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3분기 실적 변수가 다소 부정적이더라도 충분히 이를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유동성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주는 환율이 하락과 상승하는 경우 모두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일 수 있다. 추가 하락 시에는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등장할 수 있으며 환율 반등시에는 외국인 매수세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11월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 11월초 FOMC에서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고 G20정상회담이나 미국의 중간선거 등 정치적 이벤트도 유동성에 대한 단기적인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

이번 주 금통위 역시 유동성의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현재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 중이다.

그러나 이번 주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의 동결이 예상 된다. 그 이유는 물가 압력 때문에 금리인상 유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준금리 인상은 원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단기적인 시장 전망은 상당히 큰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지난 주 1,900선의 성공적 돌파와 주 후반의 기술적 조정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반면 어닝시즌의 분위기가 그리 뜨겁지 못할 개연성이나 유동성에 대한 단기적 우려를 감안하면 비교적 민감한 시점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가능하다 하겠다. 단기적으로는 후자 쪽에 무게를 둔다. 그 동안 1,900선을 향한 다소 공세적이었던 스탠스를 중립 모드에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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