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나 호텔 뒷골목에는

밤만 되면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운 꽃이 핍니다

이화장, 목련장, 동백장….

사철 시들 일도 없고

봄여름 구별 없이 여기서는

일년 내내 염문처럼 만발한 꽃이 핍니다

…( 중략 )…

그 휘황한 헛꽃에 속아보고 싶은

그런 허공의 꽃들은

다들, 어둠 속에서

향기보다 지독한 불빛을 풍기나 봅니다

그래선지 밤만 되면

내 몸은 어디론가 불려가고 싶고

이화장, 목련장, 동백장......

그 흐드러진 불빛 따라

나방처럼 퍼드득 날아들고 싶어집니다

`그리운 연어`(2006)

밤이면 화려하게 불을 밝히는 여관촌 부근의 풍경을 제시하면서 시인은 인간의 에로티시즘적 욕망을 있는 그대로 형상화하고 있다. 도시든 농촌이든 이러한 풍경은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실 앞에서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있는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표출하면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런 인간 내면의 욕구들을 끝없이 자극하는 이 시대에 대한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시인 정신이 내재되어 있는 시라고 볼 수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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